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재임 당시 매년 ‘벚꽃을 보는 모임’ 전야제 때 지지자에게 향응을 베푼 것과 관련해 국회에서 총 118차례 허위 답변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중의원(衆議院) 조사국은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 요구로 지난해 11월부터 벚꽃 모임과 관련한 아베의 답변을 분석했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아베가 중·참의원 본회의와 예산위원회 등에서 최근 검찰 수사로 확인된 것과 다르게 “(후원회) 사무실이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이 70회였다. “차액을 보전하지 않았다” “호텔에서 발행한 명세서가 없다” 는 등의 허위 답변도 48회였다.

아베는 재임 기간에 정·재계 인사 등을 초청해 환담하는 벚꽃 모임에 앞서 도쿄 유명 호텔로 지지자들을 불러 이들의 식사비 중 절반 이상을 부담해왔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아베는 이를 국회에서 철저히 부인했으나 지난 5월 시민단체 고발로 수사가 시작됐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지난달 아베 후원회에서 참석자에게 1인당 약 6000엔을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900만엔 이상 대납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 도쿄지검 특수부는 21일 아베를 상대로 조사했다고 일본 언론이 22일 보도했다. 조사 시간과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다. 아베는 지난달 검찰 수사로 식비 대납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 관련 내용을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전 총리가 검찰 수사를 받은 것은 2004년 하시모토 류타로 전 총리 이후 16년 만이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검찰이 후원회를 담당했던 아베의 비서만 입건하고, 아베는 불기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는 비서에게 책임을 미루고 “나는 몰랐다”고 주장하는 아베에게 검찰이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여론도 일고 있다.

아베는 검찰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됨에 따라 조만간 국회에서 자신의 허위 답변에 대해 경위를 설명하고 사죄할 예정이다. NHK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가 국회에서 했던 설명에 대해 납득하느냐는 질문에 78%가 “납득 못 한다”고 답했다. 자민당 지지자 사이에서도 아베가 국회에서 해명하는 것이 좋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정치인의 거짓말을 무겁게 인식하는 일본에선 그가 어느 수위로 사죄의 뜻을 밝힐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