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총리, 니카이 간사장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 그가 총리가 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의 불협화음설이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스가 총리가 14일 정부가 여행 경비의 최대 50%를 지원하는 여행 장려책 ‘고 투 트래블(Go to travel)’의 일시 중단을 발표한 이후다. 전국여행업협회(ANTA) 회장인 니카이는 ‘일본 여행업계의 대부(代父)’로 불리며 여행 장려책을 지지해왔는데 스가의 결정으로 곤란한 처지가 됐다는 것이다.

니카이파의 한 간부는 “스가 총리가 니카이 간사장 얼굴에 먹칠을 했다. 스가가 누구 덕분에 총리가 됐느냐. 이제 다음은 없다”며 격분했다고 주간 아사히 최근호가 전했다. 이 간부는 “최고 성수기인 연말연시에 고 투 트래블의 일시 중단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지 모르느냐”며 스가를 강하게 비난했다고 한다.

‘아베 친서’ 들고 대규모 訪韓 -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2월 13일 청와대를 예방한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맨 오른쪽) 일본 자민당 총무회장 일행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 지한파(知韓派) 정치인인 니카이 총무회장은 이날 박 대통령에게 아베 총리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극히 당연하다”며 “위안부 문제를 푸는 데 진지하게 임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카이는 스가의 결정에 대해 공개적으로는 말을 아꼈다. 그는 15일 “스가 총리가 큰 결정을 했다. 일시 중단의 효과가 나도록 모두가 노력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만 발표했다. 하지만 일본 정계에서는 니카이파 간부의 스가에 대한 격분이 언론에 흘러나온 것은 니카이가 매우 불쾌하게 여기는 방증으로 보고 있다.

니카이는 지난 8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가 건강 악화를 이유로 사임 의사를 표명하자 당시 관방장관이던 스가 지지를 가장 먼저 표명, 자민당의 흐름을 바꾸었다. 스가 정권 발족 후에는 막후에서 스가를 ‘조정’하며 중요한 정책에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스가는 고 투 트래블 정책의 일시 중단을 결정할 때 니카이와 충분하게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스가는 최근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40%로 급락한 데 충격을 받아 코로나 전문가들이 요구해 온 고 투 트래블 중단 요구를 받아들였다.

고 투 트래블 정책은 사실상 니카이의 작품이다. 그는 코로나 사태로 여행업계가 빈사(瀕死) 상태에 처하자 지난 7월부터 이 사업이 시행되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스가 내각은 최근 19조억엔 규모의 3차 추가경정 예산안을 확정했는데, 여기엔 고 투 트래블 사업을 6월 말로 연장하는 데 필요한 1조311억엔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고 투 트래블이 국민 세금으로 일부 계층에게만 혜택을 준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로 경기가 불황인 상황에서 서민들은 여행할 생각을 못 하고 있는데, 중산층과 관련 업계만 배려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