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출범 후 석달 만에 지지율이 급락한 일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이 또 다른 악재에 부딪혔다. 이른바 ‘계란 스캔들’이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스가 내각에서 내각관방참여로 일해온 니시카와 고야(西川公也·78) 전 농림수산상이 계란 생산 대기업 아키타푸드에서 3년간 현금 수백만 엔과 고급 크루즈선 접대를 받았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경위 등을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매체들이 9일 보도했다.
내각관방참여는 총리에게 특정 분야에 대해 조언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비상근 국가직 공무원이다. 한국의 특별보좌관과 비슷한 자리다. 니시카와는 아베 내각 때인 2017년 내각관방참여로 기용돼 농림수산업 진흥 분야를 담당했으며, 지난 9월 총리가 스가로 바뀐 이후에도 직을 유지했다. 하지만 8일 내각관방참여직에서 돌연 사임했다. 일본 정부는 “일신상의 사정이 있다”고만 밝혔는데, 최근 불거진 혐의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일이 ‘계란 스캔들’로 확대해 스가 내각을 압박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이달 초 자민당 중진 의원 요시카와 다카모리(吉川貴盛·70)가 아키타푸드에서 현금 500만엔(약 53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요시카와는 지난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스가 후보 진영의 사무국장으로 일하며 스가의 총재 당선과 총리 취임을 옆에서 도운 인물이다. 검찰이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니시카와도 돈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의 선거 공신인 측근과 특보가 한꺼번에 도쿄지검 특수부 수사망에 걸려든 것이다. 아키타푸드 측은 이들과 친분을 유지하며 닭 사육과 관련한 규제 반대, 계란값 하락 시 차액 보전 정책 도입 등을 로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 총리는 아직 검찰 수사에 대해 이렇다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스가 내각은 ‘벚꽃을 보는 모임’ 전야제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연루, 취임 초기 터진 학술회의 임명 거부 논란, 코로나 대응 미숙 등의 이유로 취임 이후 지지율이 계속 하락세다. 이번 달엔 지난달보다 지지율이 12.7%포인트 빠져 50.3%(교도통신)를 기록했다. 여기에 계란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정권을 지탱하는 정치적 구심력이 크게 약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