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미국통’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가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맞춰 신임 주미 대사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교도통신 등은 7일 일본 정부가 스기야마 신스케 현 주미대사의 후임으로 도미타 대사를 내정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스기야마 대사가 아베 신조 당시 총리 시절인 2018년 1월 부임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 강화에 힘써왔다며, 최근 집권한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미국 정권 교체를 고려해 그를 퇴임시키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작년 10월 부임한 도미타 대사가 한국에서 미국 대사로 자리를 옮기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럼에도 도미타 대사가 주미 대사로 임명되는 배경엔 그의 ‘미국통’으로서의 이력이 꼽힌다. 도미타 대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주미 공사와 외무성 북미국장을 지냈다. 미국 정부와 민간에 두루 인맥을 형성해 온 것으로도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도미타 대사의 경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에 닿을 연결 고리를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 중이다.
도미타 대사는 효고현 출신으로 도쿄대 법학부 재학 중이던 1980년 10월 외무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이듬해 대학 졸업과 동시에 외무성에 들어갔다. 주한·주영 공사를 거쳐 2009년 외무성 북미국 참사관으로 근무한 그는 주미공사와 외무성 북미국장, 주이스라엘 대사 등을 거쳤다. 주한 대사로 부임 전에는 특명전권대사로 오사카에서 작년 6월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업무를 맡았다.
일본 내에선 주한 대사로서 악화한 한일 관계 개선에 힘을 쏟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도미타 대사는 일본의 극우 작가로 이름을 떨친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1925∼1970)의 사위다.
도미타 대사의 주미 대사 내정이 최근 강창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일 대사 내정과 관계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강 의원은 도쿄대에서 10년을 공부한 ‘지일파’지만, 일본 정부에선 과거 “쿠릴열도는 러시아 점유” 등 그의 강경 발언 등을 이유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도미타 대사의 후임으로는 아이보시 고이치 주이스라엘 대사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고시마현 출신으로 1983년 도쿄대 교양학부를 졸업한 아이보시 대사는 주한 일본대사관 1등서기관(1999)·참사관(2000)·공사(2006) 등으로 한국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2017년 외무성 영사국장을 지나 2018년 7월부터 주이스라엘 대사로 근무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