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시간에 걸친 미국과 이란의 대면 종전 협상이 합의가 없는 ‘노딜’로 끝난 가운데 JD 밴스 미 부통령의 상대로 협상 테이블에 앉았던 이란 모하마드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결렬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다만 종전을 위한 대화의 창구를 완전히 닫지는 않아 향후 추가 협상 여지는 남긴 것으로 평가된다.
갈리바프 의장은 12일 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이란은 선의로 협상에 임했지만 미국은 이란 대표단의 신뢰를 얻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협상 도중 두 차례 이란을 공격한 미국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갈리바프는 “워싱턴이 우리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할 때”라면서 향후 회담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발언은 협상 종료 이후 나온 첫 공식 입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란은 미국에 대한 신뢰 부족을 강조하면서도 추가 외교의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종전 판을 완전히 깨지 않으려는 메시지는 이날 연달아 나왔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X에 “미국이 전체주의적 태도를 버리고 이란 국민의 권리를 존중하면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은 분명히 발견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에서 “합의를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은 미국의 전체주의적 태도”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에이는 “미국과 이란의 입장을 좁히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번 협상에 참여한 파키스탄 주재 이란 대사 레자 아미리 모가담은 X에 “회담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과정으로 봐야 한다”면서 “만약 신뢰와 의지가 강화된다면 모든 당사자의 이익을 위한 지속 가능한 틀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익명의 중동 지역 관계자를 인용해 “지역 국가들은 미국과 이란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면서 “추가 외교의 여지는 여전히 열려 있고 며칠 내에 2차 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측도 이 같은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란은 협상 테이블을 떠나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