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 결렬 뒤 개방을 요구해온 호르무즈 해협을 역봉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이란이 또 다른 해상 요충지인 ‘홍해의 관문’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대해 봉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 국영방송(IRIB)은 12일 소셜미디어에 “이란 해상 봉쇄? 바브엘만데브 곧?!” (Bab al-mandeb Coming soon?!)이라는 짧은 글을 올렸다.
이란 최고지도자의 고문인 알리 악바르 벨라야티도 이날 소셜미디어에 “저항의 축 통합 사령부는 바브엘만데브를 호르무즈와 동일하게 간주하고 있다”며 “백악관이 어리석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전 세계 에너지와 무역의 흐름이 단 한 번의 움직임으로 중단될 수 있다는 사실을 곧 깨닫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달 초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도 “전 세계 석유, 액화천연가스, 밀, 쌀, 비료의 수송량 가운데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나? 해협을 통과하는 물동량이 가장 많은 나라와 회사는 어디인가?”라며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추가 봉쇄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집트 수에즈 운하와 연결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인도양을 잇는 핵심 해상 통로다.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12%를 담당하며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필수 무역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이 해협을 우회로로 활용해왔다. 사우디는 동쪽에서 생산된 자국산 원유를 홍해 얀부항에서 출항시키기 위해 송유관을 통해 매일 수백만 배럴씩 보냈다.
그러나 홍해 역시 친이란 세력인 예멘 후티 반군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만약 이란이 미국의 역봉쇄 카드에 대한 맞불 조치로 후티 반군을 앞세워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선박 통행을 방해한다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더욱 큰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미국 평화연구소(USIP) 중동 전문가 모나 야쿠비안은 미 폭스뉴스에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강행한다면 이란은 다른 걸프 국가들 역시 수출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단계적 확대 전략을 택할 것”이라며 “이는 역내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추가 공격이나 후티 반군을 동원한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우회 수출로를 차단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