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을 앞두고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한 뒤 레바논 휴전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CBS 방송은 9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 레바논도 중동 지역 휴전 대상에 포함하는 데 동의했었다고 보도했다. 당시 휴전 조건에는 이란과 중재국 파키스탄뿐 아니라 이스라엘도 동의한 상태였다고 백악관 당국자는 휴전 발표 당일 CBS에 전했다.
하지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레바논은 휴전 대상이 아니라는 쪽으로 선회했다. 소식통들은 이 같은 변화가 네타냐후 총리와의 전화 통화 이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PBS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에 대해 “휴전 합의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로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인) 헤즈볼라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정책에 네타냐후 총리가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말 참모들의 신중론에도 이란과의 전쟁 개시를 결심한 배경에도 네타냐후 총리의 적극적인 설득이 작용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지역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휴전 발표 직후인 지난 8일 이스라엘군의 대공습으로 현재까지 레바논에서 300명 넘게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휴전 합의 위반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초 2주간 휴전 조건으로 거론됐던 호르무즈 해협 개방도 아직 완전히 이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11일 파키스탄에서 시작되는 종전 협상이 레바논 문제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미국은 중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CBS 방송과 AP 통신 등에 따르면 다음 주 워싱턴 DC에서는 미국 국무부 주도로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참석하는 3자 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소식통들은 이번 회담이 레바논 내 휴전 도출을 위한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CBS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실이 준비 중인 이 회담에 미셸 이사 레바논 주재 미국 대사, 나다 하마데 모아와드 주미 레바논 대사, 예키엘 레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가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의 작전을 “축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애칭)와 통화했고, 그는 그것(레바논 공격)을 자제할 것”이라며 “우리는 좀 더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이날 성명을 통해 헤즈볼라 무장해제와 레바논 정부와의 평화적 관계 수립을 위해 레바논 정부와 직접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