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붕괴된 건물 사이로 한 여성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은 9일(현지 시각) 전날부터 이틀에 걸쳐 수도 베이루트를 포함한 레바논 전역의 100곳 이상을 동시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무장 단체 헤즈볼라 거점을 겨냥한 이번 공습이 “‘포효하는 사자’ 작전 이후 최대 규모”라고 했다. 또 이 공습으로 헤즈볼라 수장 나임 카셈의 조카이자 개인 비서인 유수프 하르시를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헤즈볼라도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이 중단될 때까지 대응은 계속될 것”이라며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했다.

레바논 측은 이틀간 최소 260여 명이 숨지고 1200여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를 포함해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레바논에서 누적 15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네타냐후가 생명을 경시하고 있다”며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튀르키예 외교부도 공습을 “최대한의 표현으로 규탄한다”고 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습을 멈추지 않는 배경에는 헤즈볼라를 타격해 안보 위협을 줄이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과 인접한 레바논 남부를 거점으로 하는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직접적 위협이다. 2024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수뇌부 다수가 사망하며 약화됐다고 알려졌지만, 전쟁 전 이스라엘 정보 당국은 헤즈볼라가 여전히 로켓·미사일 15만 발 안팎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반미·반이스라엘 연합 전선 ‘저항의 축’ 일원인 헤즈볼라를 타격하는 것은 이란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의미도 있다.

헤즈볼라는 민간 지역에 군사 시설을 숨겨놓고 있어 이스라엘의 공격에 따른 레바논 민간인 피해도 커지고 있다. 레바논 정부는 정부군 이상의 군사력을 갖추고 남부 지역을 사실상 독자 통치하는 헤즈볼라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이스라엘 전문가 시라 에프론은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잔존 전력을 제거하는 동시에 레바논 정부가 주권을 회복할 여지를 만든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