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마르크 뤼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 면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우리가 필요로 할 때 나토는 없었다, 그들은 다음에도 그럴 것이다. 그 크고 엉망으로 운영된 얼음 조각, 그린란드를 기억하라”는 글을 올렸다. 나토 동맹국들이 이란과의 전쟁에 비협조적이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 것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비협조적이었다고 판단하는 일부 동맹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빼서 이란 전쟁을 지지한 다른 국가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그들(나토)은 시험대에 올랐고 실패했다. 나토가 미국 국민에게서 등을 돌렸다는 점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WSJ은 비협조 동맹에서 미군을 빼는 방안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최근 몇 주 동안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서 지지를 얻고 있다고 한다. 병력 재배치 외에 유럽 국가 중 적어도 한곳의 미군기지를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동맹 제재’가 현실화된다면 우선 대상으로 스페인과 독일이 꼽힌다. 스페인은 초기부터 이란 공습은 “국제법 위반”이며 “트럼프의 엄청난 실수”라고 비판해 왔다. 또한 이란전에 자국 영토 내 미군 공동기지를 사용하는 것을 거부했고, 전쟁 관련 항공기의 스페인 영공 통과도 금지했다. 스페인은 앞서 트럼프가 나토 국가들에 요구한 방위비 증액에도 동참하지 않았다. 독일은 이란 전쟁을 “재앙적 실수”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호위할 군함을 요구한 트럼프의 요청은 거부했다. 현재 미국은 유럽 전역에 8만4000여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는데, 그 3만5000여명이 독일에 있다.

이렇게 빼낸 병력은 폴란드, 루마니아, 리투아니아, 그리스 등 다른 동맹국으로 이동시킬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들 국가는 동맹국 중 방위비 지출 비율이 높고, 호르무즈 해협 감시를 위한 국제 연합군 창설을 지지한다고 가장 먼저 밝힌 곳이다.

트럼프가 나토 동맹국에 보복성 조치를 추진한다면, 그 불똥이 한국과 일본에도 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는 이란전에 도움을 주지 않았다며 한국을 여러차례 언급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 파견을 요청하며 한국을 공개 거명한 바 있다.

이날 트럼프와 비공개 회담을 가진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트럼프의 실망을 전적으로 이해한다”면서도 “대다수 유럽 국가는 약속을 이행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