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공지한 호르무즈 해협 입항, 출항 시 대체 경로. /파르스 통신

이란이 세계 핵심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주 통항 구역에 대함 기뢰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체 항로를 공지했다.

9일 이란 반(半)관영 파르스통신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의 주 통항 구역에 각종 대함 기뢰가 존재할 가능성을 고려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에 다음과 같이 알린다”며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대체 항로를 이용해 통항해야 한다고 밝혔다.

입항의 경우 오만해에서 라라크섬 북쪽 방향으로 진입한 뒤 페르시아만 방향으로 항해하고, 출항의 경우 페르시아만에서 출발해 라라크섬 남쪽을 통과한 뒤 오만해 방향으로 항해하라는 게 IRGC 설명이다. 라라크섬은 이란 본토에 가까이 붙은 섬으로, 전쟁 중 일부 선박은 이 대체 항로를 이용한 바 있다.

IRGC는 이 같은 설명과 함께 대체 항로 해도를 첨부하기도 했다. 해도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이 이용해 온 교통 분리 제도(TSS) 구역 위에 페르시아어로 ‘위험 구역’이라고 표시된 큰 원이 그려져 있었다. IRGC가 표시한 경로를 보면, 입항 시 선박은 이란 본토에 가까운 라라크섬과 케슘섬 사이의 좁은 공간을 지나야 한다. 출항 시에는 라라크섬과 케슘섬 옆으로 붙어 위험 구역을 피해 돌아나오면 된다.

이 해도는 전쟁이 시작된 2월 28일부터 4월 9일까지의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이후 이란이 기뢰 제거 작업을 수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IRGC는 이번 조치를 두고 “항해 안전 원칙을 준수하고 해상 기뢰와의 우발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2주 휴전을 발표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전면 개방이 전제 조건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이란이 여전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쥐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수를 하루 약 12척으로 제한하고 통행료를 부과하겠다고 휴전 중재국들에 통보했다. 휴전 합의 첫날인 8일, 그리스와 라이베리아 선적 선박 고작 2척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는데, 이마저도 우호 관계 국가와 관련된 선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리나라 선사들은 휴전 발표에도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9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수는 전쟁 중일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 역시 선박을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우리 국적 선박은 26척, 선원은 17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