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호르무즈 개방을 전제로 이란과 2주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협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이란과 ‘합작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휴전 합의 발표 이후 반짝 개방된 것으로 알려진 해협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으로 다시 봉쇄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ABC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속 기자와의 통화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에 통행료를 부과하도록 허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이를 합작사업으로 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이는 해협을 보호하는 방식이며, 다른 많은 세력으로부터 해협을 지키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정말 훌륭한 일”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장삿속’을 내비친 바 있다. 당시 그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정체 해소를 도울 것”이라며 “긍정적인 조치가 많이 이뤄질 것이고, 큰돈도 벌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이란은 재건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며 “지금 미국이 경험하고 있는 것처럼, 이것은 중동의 황금기가 될 수도 있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이번 ABC 인터뷰에서 나온 ‘합작사업’ 언급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징수해 재건 비용으로 쓰겠다는 이란의 제안을 수용할 수 있고, 나아가 미국이 해협 통행료 징수에 관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합작사업의 구체적 방식이나 통행료 배분 구조는 아직 제시되지 않았지만, 미국이 통행료 징수에 일정 부분 참여해 ‘관리비’ 성격의 수익을 확보하려는 구상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은 지난 1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한 이후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을 통제하며 관련 이권에 관여해 왔다.

다만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자국 조율 아래 제한적으로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설상가상으로 이스라엘이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제거를 위해 레바논 공습을 지속하면서, 해협은 사실상 다시 봉쇄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이란이 엇박자를 보이는 건 호르무즈 해협 문제뿐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이란이 우라늄 농축 능력을 어떤 형태로도 유지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이란이 거듭 자국의 농축 권리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주장해 온 것과 배치된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에 배치된 미군도 철수할 계획이 없다고 했는데, 이란은 휴전 협의 직후 성명에서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미군을 철수하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란을 향해 “합의 약속을 깬다면 심각한 대가를 보게 될 것”이라며 엄포를 놨다. 밴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가 휴전이자 협상이라는 것을 매우 명확히 하고 있다”며 “그것이 우리가 제공하는 것이고, 그들이 제공한 것은 해협이 재개방되리라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란이 조건을 준수하지 않으면 대통령도 우리의 조건을 준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은 전쟁으로 돌아갈 많은 선택지를 갖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