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중 격추된 미군 전투기 조종사가 극적으로 구조된 데에는, 수십㎞ 거리에서도 심장 박동을 탐지할 수 있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극비 기술이 활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7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포스트는 미 당국자를 포함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구출 작전 당시 일명 ‘유령의 속삭임’(Ghost Murmur)이라는 기술이 처음으로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장거리 양자 자기 측정법으로, 인간 심장 박동의 전자기 신호를 추적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확보한 정보를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에 입력해 주변 소음 속에서 미군의 심장 박동만 분리해내는 방식으로 추적 임무를 수행한다.
한 소식통은 “이름에도 의도가 있다”며 “유령(Ghost)은 실종된 사람을 찾는 것을 의미하고, 속삭임(Murmur)은 의학 용어로 심장 박동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은 마치 경기장에서 목소리를 듣는 것과 같지만, 그 경기장이 수만㎢ 면적의 사막이라는 점이 다르다”며 “적절한 조건만 갖춰진다면 심장이 뛰는 한 우리는 그를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의 극비 개발 부서인 ‘스컹크 웍스’(Skunk Works)가 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3일 미군 F-15E 전투기가 이란군에 격추되면서 미군은 탑승자 2명을 구출하는 고난도 임무를 수행했다. 이 중 1명은 48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출됐다. 이 과정에서 폭격기 4대, 전투기 64대, 공중급유기 48대, 구조기 13대 등 총 155대의 항공기가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48시간 동안 실종 상태였던 미군 장교는 이란군의 수색을 피해 산 깊숙이 숨어 있었다. 이에 그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난제였다. 뉴욕포스트는 “보잉사가 개발한 전투 생존자 위치 신호(CSEL) 장치를 작동시켰음에도 수색대는 그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후 ‘유령의 속삭임’ 기술 투입이 결정되고 이 기술로 미군 장교의 위치를 파악했을 때가 ‘결정적 순간’이 됐다고 소식통들이 말했다.
한 소식통은 “실종 미군이 신호를 보내기 위해 틈새에서 나와야 했다”며 “신호 자체보다 신호를 보내기 위해 나와야 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얼마나 먼 거리에서 심장 박동 신호를 탐지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6일 구조 작전 이후 기자회견에서 “40마일(64㎞) 떨어진 곳”에서 장교를 찾았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다른 소식통은 당시 상황이 전자기 간섭이 적고, 다른 인간의 신호가 거의 없었으며, 밤에는 신체의 온기가 사막에서 잘 드러난다는 점 등을 들어 “깨끗한 환경”에서 신호 탐지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유령의 속삭임’ 기술은 향후 F-35 전투기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록히드마틴은 공식적으로 이 기술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