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이란에서 격추된 미 공군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 승무원을 찾기 위해 구조 작전을 벌이는 미 공군 HC-130기가 이란 상공에서 HH-60G 페이브호크 2대에 공중급유를 실시하고 있다./X

미군이 3일(현지 시각) 이란 남서부 상공에서 격추된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의 실종 승무원을 찾기 위해 적 영토 한복판에서 대규모 구조 작전을 벌이고 있다. 구조 헬기마저 이란군 총격에 피격되는 등 작전은 험난한 상황이다.

미국·이스라엘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날 이란군에 격추된 F-15E에는 조종사와 무기체계 장교 등 2명이 탑승했다가 비상 탈출했다. 이 중 1명은 구조됐으나 나머지 1명의 행방은 오후 늦게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F-15E /AP 연합뉴스

미군은 구조 헬기 HH-60G와 C-130 수송기를 현장에 투입해 수색에 나섰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는 이란 남서부 상공을 저공 비행하는 군용 헬기와 C-130으로 추정되는 항공기가 포착됐으며,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미군 구조 작전 영상으로 확인했다.

구조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작전에 투입된 미 공군 UH-60 블랙호크 헬기 1대가 이란군의 지상 사격에 피격됐으나, 탑승자들은 이라크로 무사히 귀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당국도 자체 수색에 나선 상태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조종사가 내려앉은 것으로 추정되는 남서부 코길루예·보이에르아흐마드주 일대를 봉쇄하고 병력과 주민을 동원해 수색 중이다. 이란 국영방송 지역 계열사는 방송을 통해 “적 조종사를 생포해 보안당국에 인도하는 사람에게 현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 공군 A-10 선더볼트Ⅱ(워트호그) 공격기도 호르무즈 해협 인근 게슘 섬 남단에서 격추돼 페르시아만으로 추락했다. 혼자 탑승했던 조종사는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군 중앙군사본부 대변인 에브라힘 졸파가리는 국영방송을 통해 격추 사실을 확인했다. 이스라엘도 구조 작전 지역 내 공습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이란이 자국 상공에서 미군의 F-15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며 공개한 기체 잔해 /로이터 연합뉴스

미군은 개전 이후 이란의 방공망이 대부분 무력화됐다고 주장해 왔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수일 전 “미국이 이란 상공에서 완전한 제공권을 확보했다”며 B-52 전략폭격기의 이란 영토 투입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F-15E와 A-10이 잇따라 격추되면서 이러한 주장이 타격을 받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와 통화에서 전투기 격추가 이란과의 휴전 협상에 영향을 주느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 이건 전쟁이다”라고 답했다.

미 공군 A-10 썬더볼트2(혹멧돼지)/AFP 연합뉴스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아파치 헬기 격추 후 23일간 포로 생활을 했던 미 육군 준위 출신 로널드 영 주니어는 NYT에 “격추되는 상황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사람들이 당신을 사냥하고 있고, 당신은 그저 살아남고 싶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며 “아드레날린이 폭발적으로 솟구치지만 그와 함께 극도로 명료하게 생각하는 능력도 생긴다. 몸이 기계처럼 훈련된 대로 움직이기 시작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