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 “나토 탈퇴를 강력 검토 중(strongly considering)”이라고 했다. 이란 전쟁을 계기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축으로 한 미국·유럽 간 ‘대서양 동맹’의 균열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심화하는 모양새다.

트럼프는 이날 공개된 영국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나토 탈퇴에 대해 “재고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토가 종이호랑이인 걸 알고 있었고, 푸틴(러시아 대통령)도 그걸 알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지원 요청을 잇따라 거부한 유럽 국가들에 대해 “정말 믿기 어렵다”며 “(지원은) 자동으로 이뤄졌어야 했다”고 했다.

스페인 정부가 지난달 미국 군용기의 자국 영공 통과를 전면 불허한 데 이어 이탈리아도 최근 미군 항공기 다수가 시칠리아 시고넬라 공군기지에 착륙한 뒤 중동으로 비행하는 내용의 계획안을 거부했다. 이탈리아 군 당국은 미국이 요청한 비행 계획이 양국 협정이 정한 정례적 운항이나 군수 지원 목적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양자 조약을 넘어선 미국의 군 기지 사용은 의회 승인 대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는 수도 바르샤바 등 방위에 사용되는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 2대 중 1대를 중동에 보내자는 미국의 제안을 거부했다. 프랑스 역시 이란 전쟁에 사용할 무기를 수송하려는 이스라엘의 영공 사용을 불허했다. 영국과 독일도 개전 초기부터 “더 큰 전쟁에 휘말리지 않겠다” “이 전쟁은 나토의 전쟁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에 트럼프는 지난달 31일 영국 등을 지목하며 “이제 스스로 싸우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에 대해서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미국은 이를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나토가 단지 유럽이 공격받을 때 우리가 방어해주는 것뿐이고, 우리가 필요할 때 주둔권을 거부하는 것이라면 그다지 좋은 합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우리가 자유 진영을 대신해 이런 규모의 작전을 수행할 때 동맹들이 미국을 위해 무엇을 할 의지가 있는지가 세상에 드러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