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도 워싱턴DC 내셔널몰에 설치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풍자하는 ‘황금 변기’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시민들. /UPI연합뉴스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명소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풍자하는 ‘황금 변기’가 등장했다.

30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워싱턴DC 내셔널몰에 황금색으로 칠한 변기 모양의 조형물이 설치됐다.

이 조형물은 ‘비밀 악수’(Secret Handshake)라는 이름의 예술 단체가 설치한 것이다.

이 단체는 지난 16개월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을 비판하는 성격의 동상과 조형물 10여 개를 내셔널몰에 설치해 온 바 있다. 이달 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영화 타이타닉의 연인처럼 양팔을 벌린 미성년자 성 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을 뒤에서 잡고 있는 동상을 설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번에 설치된 조형물은 대리석처럼 보이는 자재와 황금색으로 장식된 왕좌에 의자 대신 황금 변기가 올라가 있다. 이 조형물에는 “왕에 어울리는 왕좌”라는 팻말이 붙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전례 없는 분열과 격화하는 분쟁, 경제적 혼란의 시기에 정말 중요한 것에 집중했다. 그건 백악관 링컨룸의 화장실 리모델링이었다”는 설명도 적혀있다.

미국 수도 워싱턴DC 내셔널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풍자하는 ‘황금 변기’가 등장했다. /UPI연합뉴스

이는 미국 국민의 경제적 어려움에도 백악관을 황금색으로 장식하기 바쁜 트럼프 대통령의 허영심을 풍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백악관의 유서 깊은 링컨 침실의 화장실을 개조했다고 발표했다. 1940년대 아르데코 스타일의 화장실을 황금색 장식과 대리석으로 바꾼 것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미국인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당시 미국 의회의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저소득층 식비 지원이 중단되는 등 일반 국민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 황금을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초 취임 이후 백악관 집무실을 황금색 몰딩과 장식으로 도배했다. 또 백악관 연회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역사보존단체 등의 반대에도 기존 백악관 동관을 허물어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백악관 대변인실의 데이비스 잉글은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과 우리 나라 수도 전체를 그 어느 때보다 더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 대통령은 미국인을 위해 일하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며 압도적 지지를 받은 공약들을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