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의 ‘예측 가능성’을 거론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에둘러 비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EPA 연합뉴스

1일(현지 시각) AFP 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이 도쿄에서 열린 일본 기업인·투자자 대상 연설에서 “때때로 유럽이 다른 지역보다 느린 대륙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예측 가능성은 가치가 있으며 우리는 지난 수년 동안, 지난 몇 주 동안에도 이를 입증해 왔다”고 언급했다.

이어 “요즘 같은 때 이는 나쁜 일이 아니다. 내 말을 믿어달라”며 “‘훨씬 더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는 국가들은 모레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 있을지, 내일 여러분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여러분에게 피해를 줄 결정을 내리지 않을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2월 말 미국이 동맹국들에 사전 예고 없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전격 공습해 결과적으로 에너지 위기를 불러온 점을 꼬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이 중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원유 수입의 95%를 중동에 의존하는 일본도 직격탄을 맞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전쟁이 에너지 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하며 “유럽은 여러분 곁에 있다. 변함없는 확고함으로 우리는 국제법의 편에 서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방송된 NHK와 인터뷰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방안 없이 철수할 수 있다고 발언한 트럼프 대통령도 저격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몇 주간에 걸쳐 폭격을 한 뒤 아무런 방안도 만들지 않은 상태에서 물러가는 것만큼 최악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서는 “아시아, 중동, 유럽의 여러 국가가 함께 항행의 자유를 확보하는 방안을 구축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의 패권도 미국의 패권도 받아들일 생각은 없다”며 일본, 캐나다, 인도 등과의 협력 강화 의사도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회담에서 중동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