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터키 남부 안탈리아에서 열린 이란과 코스타리카의 친선 축구 경기 전, 이란 축구 협회 부회장 메히르 무함마드 나디(왼쪽에서 두 번째)와 아미르 갈레노에이 감독(왼쪽에서 세 번째)이 이란 내 미국 공습으로 사망한어린이들의 사진을 들고 있다./AFP 연합뉴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11세 소년이 아버지와 함께 검문소에서 일하던 중 공습으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인권단체 등에서는 이란이 15세 미만 아동을 적대 행위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도록 한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11세 소년 알리레자 자파리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산하 준군사조직인 바시즈 민병대의 순찰과 검문 업무를 돕던 중 공습으로 숨졌다.

당시 이 소년은 아버지를 따라 업무에 나섰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 사다프 몬파레드는 “남편이 검문소 인원이 4명뿐이어서 인력이 부족하다며 아들을 데리고 갔다”고 했다. 아버지를 따라 나설 당시 아들은 어머니에게 “이 전쟁에서 이기든지 순교자가 되든지 둘 중 하나”라며 “신께서 뜻하신다면 우리가 이기겠지만, 나는 순교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란은 최근 ‘조국 수호 전사’ 캠페인이라는 명목으로 12세 이상 어린이를 군사적으로 모집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이란 법률은 15세 아동부터 군사 모집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보다 제한 연령을 낮춘 것이다. IRGC는 이런 징집이 젊은 층의 수요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IRGC 관계자는 “많은 10대가 참여를 요구해 최저 연령을 12세로 정했다”고 했다.

IRGC 연계 파르스 통신에 따르면, ‘조국 수호 전사’ 캠페인의 모집 분야는 ▲작전·보안 ▲지원·물류 ▲서비스·보급 ▲보건·의료 등이다. IRGC 관계자는 “관심 있는 분들은 등록과 추가 정보 확인을 위해 테헤란 전역의 모스크 내 바시즈 기지를 방문해 관련 양식을 작성하면 조국 수호 전사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며 “헤즈볼라 지지자들의 야간 집회 장소에 등록 부스를 설치해 시민들이 이 국가적 운동에 더욱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참여를 독려했다.

다만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 캠페인이 사실상 ‘어린이 징집’에 불과하다며, 이는 국제법을 위반한 전쟁범죄라고 비판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30일 발간한 성명서에서 “아동을 군사적으로 모집하고 사용하는 것은 아동 권리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며 “아동이 15세 미만일 경우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했다.

실제로 ‘조국 수호 전사’에 참여한 아동들은 간접적인 군사 지원뿐 아니라 검문소 근무, 작전 순찰, 정보 순찰, 차량 행렬 지원 등 준군사 활동에도 투입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HRW는 “12세 아이들까지 겨냥한 군 모집 운동을 정당화할 이유는 전혀 없다”며 “결국 이는 이란 당국이 약간의 추가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아동의 생명을 기꺼이 위험에 빠뜨리려 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유엔 아동과 무력분쟁 담당 특별대표 사무소 역시 “역할이 무엇이든, 분쟁 당사자와 연계된 아동은 극심한 수준의 폭력에 노출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