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도쿄의 한 카페에서 만난 다나카 고이치로 게이오대 교수. /류정 특파원

“이란 전쟁은 4~5월을 지나 6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본에서 이란에 관한 제1 전문가로 꼽히는 다나카 고이치로(65) 게이오대 교수는 지난 27일 도쿄에서 본지와 만나 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군이 권력을 장악한 상태로, 정권 교체는 사실상 어려우며 휴전 협상도 쉽게 타결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전쟁을 시작했을까.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 지도부를 때리면 곧바로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가 된다’는 식의 말에 동조하면서다. 지난해 ‘12일 전쟁’에서 이란의 우라늄 농축 능력과 탄도미사일 능력을 파괴하는 두가지 목표가 꽤 잘 진행되면서 정권 교체까지 목표로 삼게 됐다. 하지만 이란이 오래 버티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볼모로 만들 줄은 몰랐다. 완전히 계산을 잘못한 것이다.”

-현재 이란 권력은 누가 잡고 있나.

“핵심은 군부다. 국회의장도 힘이 없다. 군의 힘이 너무 강해져 정권 누구도 군에 저항할 수 없는 상태다. 혁명수비대(IRGC)라고 특정할 필요는 없다. 지금은 인적 교류가 많아져 정규군과 IRGC가 완전히 다른 조직이 아니다. 신정체제는 1세대(호메이니)를 거쳐 2세대(하메네이)로 바뀌면서 그 정신이 약해졌다. 신정체제가 군을 억제해 왔지만, 3세대로 넘어갈 땐 군이 세질 수밖에 없었다. 전시 상황에선 군의 발언권이 더 강해진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입장이 다른 것 같다.

“이스라엘은 정권 교체를 원하지만, 트럼프는 처음엔 ‘끝까지 한다’고 했다가 ‘딜 한다’면서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협상 조건이 이란에는 너무 무리한 요구라 성립이 어렵다.”

-트럼프는 협상이 잘 되고 있다는데.

“다른 공격을 위한 시간 벌기용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요구하는 15개 조건(핵 완전 해체, 탄도미사일 동결, 저항축 포기 등)과 이란의 요구(전쟁 배상, 호르무즈 주권 인정 등) 모두 양측이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이다. 전쟁은 4월, 5월을 넘어 6월까지 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출구전략을 찾는 것 같다.

“트럼프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체면’이다. 전쟁 전 핵협상에서 이란이 엄청난 양보를 했다고 한다. 동석했던 오만·영국 인사들도 놀랐을 정도다. 그런데도 전쟁을 해버렸으니, 더 나은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그만두자고 말하기 어렵다.”

-호르무즈 해협은 어떻게 될까.

“힘든 상황이 지속될 것이다. 현재 기뢰는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미 공포심만으로 통행은 불가능하다. 이란은 원래 호르무즈 해협이 국제해협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았다. 자국 영해가 (오만의 영해와 함께) 일방적으로 국제해협으로 선언돼 빼앗겼다고 본다. 이번 기회에 호르무즈 주권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이걸 인정해버리면 에너지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다.”

-정권교체 가능성은 없나.

“친미정권이 들어설 가능성은 없다. 정권 교체를 하려면 미군이 지상군을 투입해 끝까지 밀어붙이는 방법밖에 없다. 간단히 말하면, 180만명 정도 병력을 투입해야 한다. 이라크전, 아프간전 때 정권 교체에 성공했던 것도 지상군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란의 국토 크기(이라크·아프간의 3~4배)나 인구(이라크·아프간의 2배)를 생각하면 지상군 투입은 쉽지 않다.”

-이 전쟁의 최선의 시나리오는?

“트럼프가 정권 교체에 집착하지 않고,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않는 범위에서 딜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군부가 권력을 잡았기 때문에, 협상의 난이도는 더 올라갔다.”

-전쟁 장기화로 이란 군이 무너진다면?

“민주 정권이 들어설 가능성이 0은 아니지만, 오래 가지 못할 거다. 다민족 국가인 이란은 강한 권위주의가 아니면 의견이 갈려서 하나로 모이지 못한다. 소수민족의 무장봉기, 내전 가능성도 있다. 내전이 일어나면, 중동 주변국엔 지금보다 훨씬 더 큰 골칫거리(난민 발생 등)가 된다. 파키스탄이 열심히 중재하려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일본, 한국 등은 트럼프의 파병 압박을 받고 있다.

“아무리 미국이라도 잘못된 일을 했을 땐 동맹국이 ‘그건 안 된다’고 말해야 한다. 특히 ‘내가 말하면 다 된다’고 생각하는 트럼프에게는 더 그렇다. 늘 굽실거리기만 하면 다음 미국 대통령도 마음대로 할 것이다.”

☞다나카 고이치로

도쿄외국어대에서 페르시아어를 전공한 뒤 1989~1992년 주이란 일본대사관 조사관을 시작으로 외무성과 민간 연구소에서 평생 중동 정세를 분석해왔다. 1999~2001년 아프가니스탄 유엔 사무소에 파견돼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에 참여했다. 현재 게이오대 종합정책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