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의 ‘하늘의 눈’이라 불리는 E-3 센트리 공중 조기경보통제기(AWACS)가 이란의 공격에 파괴된 가운데, 미군을 공격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러시아가 제공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9일(현지 시각) NBC뉴스, BBC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카타르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란의 중동 내 미군 공격을 돕기 위해 러시아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란을 돕고 있는가? 물론이다. 어느 정도? 100%다”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이란을 돕는 것은 그들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NBC뉴스와 공유한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 브리핑에 따르면 러시아의 위성들은 지난 20일과 23일, 25일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프린스 술탄’ 미 공군기지를 촬영했다. 이후 이 기지는 27일 이란의 미사일과 무인기 공격을 받았다. CNN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미군 최소 10명이 부상을 입었고, 공중전에 필수적인 KC-135 공중급유기 1대도 손상됐다.
이와 함께 E-3 센트리 공중 조기경보통제기(AWACS)도 파괴됐다. 이는 최소 3억달러(약 45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전략자산이다. E-3는 동체 위 레이더 원반으로 전 방향에 있는 먼 거리의 목표물을 한 번에 약 600개 정도 탐지할 수 있다. 또 적군, 아군의 위치를 파악해 다른 전투기를 지휘하는 역할도 한다.
이는 1970년대부터 군사 작전에 사용되기 시작해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에서 활용돼 왔다. 도입 이후 이란 전쟁 전까지 발생한 손실 사례 3대는 모두 사고 손실이었다. 첫 전투 손실은 이번이 처음이다.
퇴역 공군 대령인 존 베너블은 WSJ에 “E-3 센트리 AWACS가 파괴된 것은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며 “공군이 보유한 E-3 센트리 AWACS 기체 수가 제한적이라 대체도 힘들 것”이라고 했다.
소셜미디어에는 파괴된 채 추락한 E-3의 사진이 확산하기도 했다. CNN은 지난 11일에 촬영된 프린스 술탄 기지 위성사진과 비교해 두 사진 속 위치가 같음을 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경험상 러시아가 며칠에 걸쳐 특정 시설물을 반복 촬영하는 것은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징후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사진을 한번 찍으면 그건 공격을 준비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 촬영은 공격을 모의하는 것이다. 세 번째 촬영은 1~2일 내로 공격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다만 NBC뉴스는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의 브리핑에 러시아 위성 사진에 대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았고 우크라이나가 이 사실을 어떻게 파악했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어 사실을 정확히 검증할 수는 없었다”고 전했다.
앞서 이달 초 NBC뉴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러시아가 미군의 위치를 이란에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는 이란과 군사 협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미군의 정보를 제공했다는 주장은 부인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26일 프랑스 공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군사기술협력 협정을 통해 이란에 특정한 군사장비를 공급해왔으나 이란에 정보를 제공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