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테헤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불거진 가운데 이란 핵시설이 잇따라 공습받았다. 이란 핵 역량에 타격을 입히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방사성 물질 유출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7일(현지 시각) 파르스 통신은 이날 이란 중부에 위치한 실험용 중수로 시설이 공습받았다고 밝혔다. 이란 중부 마르카지주 정치·안보 담당 부지사는 “미국·시온주의자(이스라엘) 적이 혼다브 중수 단지를 두 단계에 걸쳐 표적 타격했다”고 했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전에 안전 조치를 마련한 덕분에 방사능 유출 등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혼다브 중수 단지는 마르카지주 이라크 핵시설 단지에 있다. 이 단지에 있는 실험용 원자로는 2015년 이란 핵 합의(JCPOA)에 따라 가동이 중단됐다. 원자로 중심부에 콘크리트가 주입됐다.미국의 핵 합의 파기에 대응해 이란 당국은 재가동을 추진했다. 작년 6월 12일 ’12일 전쟁' 당시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아 다시 가동 불능 상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엔 중수로 가동에 필요한 중수 생산 시설도 있다. 농축 우라늄 대신 천연 우라늄을 원료로 쓰는 중수로는 실험용이라도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

이란 원자력청은 이날 자체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중부 지역의 우라늄 가공 시설도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원자력청은 “몇 분 전 야즈드주 아르다칸에 있는 우라늄 정광(옐로케이크) 생산 공장이 미국과 이스라엘 연합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했다. 방사성 물질 유출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원자력청은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혼다브 중수 원자로와 우라늄 정광 생산 공장 공습 사실을 확인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 테러 정권이 해당 부지에서 반복적으로 재건을 시도하는 상황을 포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란 정권은 핵 합의 등 국제적 약속에도 불구하고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이 불가능하도록 원자로를 개조하는 작업을 회피해왔다”면서 “의도적으로 개조 작업을 완료하지 말라는 지시까지 내렸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은 우라늄 정광 생산 시설은 ‘우라늄 추출 시설’로 규정했다.

핵시설 공격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타격 수위를 높이겠다고 경고한 직후 이뤄졌다. 앞서 파르스 통신은 이란 남서부 후제스탄 제철소와 중부 이스파한의 모바라케 제철소가 공격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강력 반발하며 강력한 보복을 다짐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X)에 “이번 공격은 미국 대통령이 공언했던 외교적 해결을 위한 시한 연장 약속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이란은 이런 범죄에 대해 혹독한 대가를 받아낼 것”이라고 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도 성명을 통해 보복 공격을 예고했다. 이들은 “공격 자제 경고에도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산업 중심지를 여러 차례 공격했다”면서 “중동 지역 내 미국 측 이해 관계자가 있는 산업체나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 연계 중공업 기업 종사자들은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즉시 작업장을 떠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