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보복 공격을 받고 있는 중동 7국이 군사 반격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 등 걸프협력회의(GCC) 6국과 요르단은 25일 “국가는 공격을 받을 경우 개별적으로, 집단으로 스스로 방어할 권리가 (국제법으로) 보장된다. 우리는 우리의 주권, 안보,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대책을 실행할 권리가 있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드론 공격 받은 쿠웨이트 공항 25일 이란이 발사한 드론이 쿠웨이트의 쿠웨이트 국제공항 인근을 공습한 현장을 담은 유럽우주국 위성사진. 공습당한 연료 저장 탱크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유엔 헌장 51조에 따라 무력 공격이 발생할 경우 공격받은 국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필요한 조처를 할 때까지 스스로 또는 동맹과 함께 방어에 나설 권리를 부여하는데, 이란이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미사일, 드론을 이용해 주변국들을 공격한 것이 ‘전쟁 범죄’라며 무력 대응 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성명에서 “이란이 직접 했든 대리 세력이나 지원하는 무장 정파를 통해서 했든 간에 이런 공격은 악질적”이라고 했다.

전쟁으로 불거진 이슬람권 분열은 유엔으로도 번지고 있다. 같은날 바레인과 요르단의 공식 요청에 의해 소집된 유엔 인권이사회(UNHRC) 긴급회의에서도 7국은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노골적인 침해이자 국제 헌장과 법률에 대한 명백한 위반 행위”라며 이란의 공격을 침략으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규탄했다. 자말 자마 알 무샤라크 주유엔 UAE 대사는 “이란의 행동은 테러를 확산시키려는 의도”라며 “국제 질서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바레인은 “26일동안 이란으로부터 이유 없고 부당한 공격을 받았다”고 했고, 요르단도 “공격은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유엔 안보리도 걸프국의 요청으로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 에너지 기반 시설 공격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결의안을 가결한 바 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동 전쟁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다”며 “인도적 고통의 물결이 거세지고 글로벌 경제 충격은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 또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해 “이제 전쟁을 끝낼 때가 됐다”고 했고, 이란에는 “분쟁 당사국이 아닌 이웃 국가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