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멕시코 킨타나로오주 이슬라 무헤레스에서 쿠바행 인도적 구호선 '프렌드십'(Friendship)호와 '티거 모스'(Tigger Moth)호가 출항하고 있다. 멕시코 해군은 해당 선박들이 예정대로 아바나에 도착하지 못하자, 26일 카리브해에서 수색 및 구조 작업을 개시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멕시코에서 쿠바로 구호품을 싣고 가던 선박 두 척이 카리브해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어떠한 통신 연락도, 입항 확인도 없이 승무원들과 함께 자취를 감춰 의문을 자아낸다. 미국의 봉쇄 속에 쿠바는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26일 AFP·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적 지원을 위해 쿠바로 향하던 ‘프렌드십’호와 ‘티거 모스’호가 지난 20일 멕시코 남동부 항구에서 출항한 뒤 실종됐다. 이 선박들은 미국의 봉쇄로 경제난이 극심해지고 있는 쿠바를 지원하기 위해 식료품을 포함한 여러 구호 물품을 싣고 가던 중이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24~25일 사이 쿠바 아바나에 도착해야 했으나, 그 어떤 통신 연락이나 입항 확인도 없이 사라졌다. 선박에는 폴란드, 프랑스, 쿠바, 미국 등 여러 나라 출신 승무원 9명이 타고 있었는데, 이들과도 연락이 전혀 닿지 않는 상황이다. 이번 구호품 지원은 정부가 아닌 민간 차원에서 이뤄졌다.

멕시코는 이번에 실종된 선박을 찾기 위해 헬기 등을 투입해 항로를 수색 중이다. 구호 선박 관계자는 “승선한 선장과 활동가들은 노련한 선원들이며, 선박 두 척 모두 적절한 안전 시스템과 신호 장비를 갖추고 있다”며 “당국에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며, 승무원들이 무사히 도착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쿠바 정부는 이번 실종 사건에 대해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데 이어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를 상대로도 경제 제재를 추가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송을 끊었고, 쿠바에 원유를 공급하는 나라들에도 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쿠바가 지난 3개월간 해외로부터 석유를 공급받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가뜩이나 노후화된 설비로 전력난을 겪고 있는 데다 원유 수급에까지 어려움이 생기면서 쿠바에서는 정전이 일상화됐다. 전력 생산뿐 아니라 교통, 생필품 유통 등 일상생활 전반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쿠바는 최근 몇 주간 멕시코의 인도적 지원에 크게 의존해 왔다. 멕시코 정부는 이번 주 초에도 라틴아메리카 연대 차원에서 14톤 규모의 인도주의 구호 물자를 실은 선박을 쿠바에 보냈다. 당시 쿠바 정부는 이를 대대적으로 환영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에 대한 ‘인수’ 가능성을 지속해서 내비치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나는 쿠바를 접수하는 영광을 누리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쿠바를 접수하는 것, 그러니까 내가 해방시키든 인수하든, 나는 쿠바에 대해 내가 원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지금 매우 약해진 상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