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 여파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쇼핑센터들의 유동 인구와 매출이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이란이 미국의 걸프 지역 동맹국들에 보복 공격을 가하면서 두바이 주요 쇼핑몰을 찾는 관광객과 주민의 발길이 뚝 끊겼다.
평소 연간 1억명 이상이 찾는 대형 쇼핑몰 ‘두바이몰’의 방문객 수는 전쟁 발발 후 3주 동안 급격하게 감소했다. 이곳에는 1200개 이상의 매장이 입점해 있는데, 간판 매장인 블루밍데일스의 방문객 수는 전월 같은 기간 대비 4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내 스키장으로 유명한 인근 쇼핑센터 ‘몰 오브 에미리트’ 내 하비니콜스 매장의 방문객 수는 같은 기간 57% 줄었다. 올해 2월 19일부터 약 한 달간 진행된 라마단 기간 동안 두 매장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이상 급감했다. 다만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이드 알 피트르’ 연휴에는 두바이의 주요 쇼핑몰들이 현지 주민들로 붐볐다고 한다.
소매 지출이 감소하면서 두바이 내 명품 산업도 타격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 소비층이던 러시아·중국·인도 관광객들이 전쟁 여파로 두바이를 떠나면서다. 두바이에서 상당한 규모로 사업을 하는 이탈리아 소매업체 3곳은 이탈리아 외무부 관계자들과 진행한 비공개 회의에서 전쟁 이전과 비교해 현지 매출이 35~40% 감소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이탈리아 명품업계 임원은 “두바이 매장 운영 비용이 워낙 높기 때문에 매장이 풀가동돼야만 손실을 피할 수 있다”며 “연중 관광 소비가 줄어드는 시나리오는 정말 심각하다”고 했다. 소매 소비는 두바이 경제 핵심 동력으로, 작년 3분기 도매·소매업은 두바이 국내총생산(GDP)의 25.9%를 차지했다.
문제는 소비 둔화에 더해 두바이로 상품을 들여오는 데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 특송 기업 DHL에 따르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화물을 오만과 사우디아라비아 항만으로 우회시켜 들여오다 보니 10일 이상 지연을 겪고 있다. 육로 우회 배송으로 인한 추가 배송비와 할증료는 덤이다. 밀라노에 본사를 둔 한 가구 수출업체는 UAE까지 상품을 배송하는 데 3만유로(약 5200만원)가 넘는 추가요금을 지불했다고 한다. 한 물류업체 임원은 현재 상황을 “완전한 악몽”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