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1일 오만 무산담 주와 접경한 라스알카이마 북부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 인근 페르시아만 해상을 항해하는 유조선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이란을 향해 ‘초토화’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요구한 가운데, 이란은 ‘적국과 연계된 선박’을 제외한 나머지 배의 통행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2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 이란 대표인 알리 무사비는 반관영 메흐르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의 적과 연계된 선박을 제외하고 모든 선박에 개방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 정부와의 보안‧안전 조율을 거치면 통과 가능하다”며 IMO와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했다.

무사비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긴장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도 외교적 해결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외교는 여전히 이란의 최우선 과제”라고 했다.

3월 20일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마린 원’을 타고 출발하기 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AP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이 가능하다는 발언은 미국의 군사적 압박 수위가 고조된 상황에서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앞으로 정확히 48시간 안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주요 발전소를 시작으로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해 초토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뒤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며 맞대응해왔다. 지난 19일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무사 통과해 나온 선박은 100척 정도에 불과하다. 전쟁 전에는 하루 평균 해협을 통과한 상하행 선박 수는 380척이 넘었다. 해협 봉쇄의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했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안이 확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