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의 전쟁을 위해 중동에 배치된 미국 해군 항공모함 2척 중 제럴드 R. 포드호가 함상 화재로 인한 수리를 위해 일시적으로 전선에서 이탈한다.
17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군 관계자는 이란 전쟁으로 홍해에 머물던 제럴드 포드호는 그리스 크레타섬에 있는 미국 해군 수다 기지로 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곳에서 1주일 이상 수리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제럴드 포드호에서는 지난 12일 화재가 발생했다. 세탁실에서 시작된 불은 30시간 이상 진화 작업을 벌인 끝에 사그라들었다. 로이터통신은 관계자를 인용해 이 화재로 장병 1명이 부상을 입고 헬기로 이송됐으며, 200명이 연기를 흡입해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2017년 취역한 포드호는 세계 최대 규모이자 미 해군의 최신형 핵추진 항공모함으로 건조 비용은 130억달러(약 19조 3500억원)에 달한다.
앞서 NYT는 10개월째 장기간 임무 수행과 시설 문제로 장병들의 부담이 큰 상황에서 이번 화재까지 발생해 불편이 더해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NYT는 포드호가 지난해 카리브해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을 수행한 데 이어 현재 중동에서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을 수행하고 있어 장병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고 전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임무 배치 기간이 5월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일반적인 항모 승선 기간의 두 배인 1년 동안 해상에서 지내는 것이 된다.
아울러 항모 내 화장실 배관 650개에 문제가 생기는 등 시설 문제도 있어 생활에도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NYT에 따르면 포드호는 올해 초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 해군 조선소에서 정비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연기됐다.
NYT는 이 같은 상황에서 화재가 발생해 장병들의 고충이 가중됐다고 전했다. 화재로 침대가 타면서 600명 이상의 승조원이 바닥과 테이블에서 잠을 자야 했고, 세탁실에 불이 나면서 빨래도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 또한 소식통을 인용해 함선 내 침실 100여 개가 불에 탔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한 군 관계자는 NYT에 조지 H.W. 부시호가 중동에 배치될 준비를 하고 있으며 포드호를 대신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