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새 최고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56)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있기 몇 분 전 건물 밖으로 나갔다가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고 영국 일간지 더 텔레그래프가 16일 보도했다. 당시 공습에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는 아버지와 아내, 아들을 잃었다.
텔레그래프는 지난 12일 열린 이란 지도부 비공개 회의에서 나온 음성 파일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파일에는 하메네이 사무실 의전 책임자인 마자헤르 호세이니가 혁명수비대(IRGC) 지도부에 공습 당시 상황을 보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음성 파일에 따르면, 모즈타바는 지난달 28일 오전 9시 32분쯤 관저 밖 정원으로 나갔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지도부 단지를 타격하기 불과 몇 분 전이었다. 그가 건물에 들어서기 직전 이스라엘의 블루스패로우 미사일이 떨어졌고 그는 가벼운 다리 부상만 입은 채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한다.
호세이니는 “신의 뜻은 모즈타바가 마당에 나가서 무언가를 하고 돌아오는 것이었다”고 했다.
사건 당일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 당국은 이란 테헤란의 지도부 단지에서 열리는 회의에 알리 하메네이가 참석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공습을 단행했다. 타격 목표가 된 단지는 이란 대통령실과 최고지도자 집무실, 국가안보회의가 모여 있는 이란 권력의 심장부였다. 이 공격으로 알리 하메네이와 여러 고위 군 지휘관, 가족이 사망했다.
이 단지에는 알리 하메네이가 연설하던 종교 홀을 비롯해 자녀들의 집도 포함돼 있었다. 공습 당일 최소 3발의 미사일이 떨어졌으며 한 발은 알리 하메네이가 있던 장소를, 또 다른 미사일은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주거 공간과 아래층에 있던 그의 처남의 집을 타격했다. 호세이니는 “미사일의 위력이 매우 강해 아래층 방까지 관통했다”고 말했다.
공습 현장은 처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모즈타바의 아내와 아들은 즉사했으며 처남은 참수된 상태로 사망했다고 한다. 군 최고 지휘관 모하마드 시라지의 시신은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산산조각이 났고, 이후 살점만 겨우 수습했다고 한다.
하메네이의 장남 모스타파 하메네이는 아내와 함께 공격에서 살아남았으며 별다른 부상 없이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호세이니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최고 지도자의 거처를 포함해 지도부 단지 여러 곳을 동시에 타격했으며 하메네이 일가 전체를 몰살하려는 의도로 보였다고 했다.
모즈타바는 새 최고 지도자로 추대된 이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그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다. 앞서 그가 다리를 다쳤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부상 경위나 부상 정도 등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쿠웨이트의 한 매체는 모즈타바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권유를 받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7일 “많은 사람이 그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말하고 있으며, 한쪽 다리를 잃었다는 주장도 있다”며 “우리는 그를 전혀 보지 못했다” “그가 살아 있는지 여부조차 확실하지 않다. 아무도 그를 본 사람이 없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건강 이상설을 부인하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부 장관은 지난 15일 “최고지도자는 완벽하게 건강한 상태이며 정상적으로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