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 시각) 이란 테헤란의 한 주거용 건물이 공습으로 무너진 가운데, 구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AFP 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2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단기간 내 이란 정권 붕괴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2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이란의 정권이 가까운 시일 내에 무너질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쟁이 2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란의 군사 및 정치 지도부는 여전히 제 기능을 하고 있고, 이란 내 반정부 세력은 삼엄한 보안 병력에 위축된 상태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지도부가 상당한 타격을 입었음에도 여전히 테헤란의 실세가 꺾이지 않았고, 현재 상황도 민중 봉기가 일어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런 상황을 뒤집기 위해서는 몇 주 혹은 몇개월의 전투가 더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개전 후 처음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이란 국민이 정권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라며 “설령 무너지지 않더라도 훨씬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 국민이 자국의 잔인한 폭군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쟁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이란 국민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 것”이라며 봉기를 촉구하던 것과는 온도 차가 있다.

WSJ은 이스라엘이 이란 정권을 전복시키는 것에서 이스라엘에 가하는 위협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란의 군사력을 약화하는 방향으로 작전 목표를 바꿨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나다브 쇼샤니는 이날 “군의 임무는 위협을 발견하면 그것을 최소화하고 가능한 한 오래 멀리 차단하는 것”이라며 “그 이후 단계는 군이 아닌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했다.

미국의 당국자들 또한 현재 이란의 군사력, 핵 프로그램, 탄도미사일 무기고 파괴 등 보다 제한적인 목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여전히 반격을 이어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봉쇄됐고, 이곳 일대와 페르시아만에서는 선박들이 연이어 피격됐다.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국들에 대한 공격도 계속되고 있다.

이란의 신임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달 28일 공습으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뒤 신임 최고지도자가 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전날 “우리는 순교자들, 특히 미나브 순교자들의 피에 대한 복수를 결코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은 계속 폐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 전직 이스라엘 군 당국자들도 이란 정권 교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아사프 오리온 전 이스라엘군 전략기획국장은 “정권 교체에는 공식이 없다. 전쟁은 몇 주로 계획됐었지만 이러한 과정(정권 교체)은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아미르 아비비 전 이스라엘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몇 주간 군사 압박이 더 가해진다면 봉기의 토대가 마련될 수 있지만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사람들이 거리로 나올 수 있는 단계에 아직 이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기도온 사아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군사력만으로는 정권을 무너뜨릴 수 없다. 이는 이란 국민이 스스로 해야 할 일이며, 전쟁 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말했다.

한편 이란 정권에 대한 내부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정권이 시위를 강하게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사복 차림의 민병대가 테헤란 등 주요 도시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으며, 시위 참가하려는 사람에게 ‘사살 명령’을 내리겠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