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의 지하 미사일 기지.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 혁명수비대가 전쟁 조기 종결을 시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전쟁의 끝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중동에서 “석유 단 1리터도 실려 나가도록 두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1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혁명수비대 대변인은 이날 국영매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허튼소리”라고 규정하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오후 미 플로리다주에 있는 자신의 골프 리조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합동 작전을 통해 거둔 성과들을 나열하면서 “이란 전쟁이 매우 빨리 끝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작전 종료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이번 주는 아니라면서도 “매우 곧”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미국 내 여론도 악화하는 가운데, 전쟁의 조기 종결을 내세워 시장과 여론을 진정시키려는 취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종전’ 시사 발언 이후 배럴당 100달러를 넘기며 급등하던 국제 유가가 곧바로 크게 떨어졌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모두 배럴당 90달러선 아래로 떨어져 직전 거래일인 지난 6일 종가를 밑돌았다.

다만 이란은 조기 종전 가능성을 부인하는 모습이다. 혁명수비대뿐 아니라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도 미 PBS 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이 미국과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그는 “세 차례의 협상 후 미국 협상단 스스로 우리가 큰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는데도 그들은 우리를 공격하기로 결정했다”며 “따라서 더는 미국과의 대화가 우리 의제에 오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재차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을 방해하는 어떤 행동이라도 할 경우, 미국은 지금까지보다 20배 더 강력하게 이란을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또 이란이 국가로서 다시 재건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도록 쉽게 파괴 가능한 목표물들을 제거할 것”이라며 “죽음과 불길, 분노가 그들 위에 닥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나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고 기도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