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영TV가 9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3대 최고지도자로 임명됐다고 보도하고 있다./AP 연합뉴스

이란 매체들은 9일 모즈타바 하메네이(57)가 3대 최고지도자에 선출된 지 단 하루 만에 그가 ‘순교자의 후계자’이자 ‘이슬람 율법과 신학에 통달한 학자’임을 강조하며 우상화 작업에 나섰다. 모즈타바는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이다. 혈연과 관계없이 고명한 이슬람 신학자가 최고 지도자를 맡아야 한다는 이슬람 신정 체제의 정통성 논란과, ‘2대 세습’의 종교적 정당성이 떨어진다는 이스라엘 측의 공세를 무마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란 국영 프레스TV의 간판 앵커인 마르지에 하셰미는 모즈타바에 대해 “이 점을 기억하자. 그분은 이슬람공동체의 이맘(시아파의 지도자)이었던 아버지(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뿐 아니라 아내와 어머니를 잃었다”고 말했다. 미국·이스라엘이 이란 폭격을 개시한 지난달 28일, 알리 하메네이와 그의 가족이 함께 사망했다. 모즈타바는 이날 부모와 아내, 아들을 모두 잃었고 본인도 부상을 당했다.

하셰미는 “그(모즈타바)는 사실 공격 당시 (아버지와) 같은 주거 단지, 같은 집에 있었지만 마침 반대쪽에 머무르고 있었다”며 “그는 큰 개인적인 고통과 시험을 거쳤고 이제 혁명의 지도자로 선택됐다”고 했다. 프레스TV는 “그의 아내는 이슬람혁명 지도자의 순교로 이어진 적들(미국·이스라엘)의 불법적 군사 침략에 순교했다”고 보도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1997년 자흐라 하다드 아델과 결혼해 2남 1녀를 뒀다.

이란 매체들은 또 모즈타바의 신학적 권위를 강조하기도 했다. 메흐르 통신은 그에 대해 “이란의 성직자이자 종교학자”라며 “수십년간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테헤란과 곰의 이란 주요 신학교에서 고급 종교학 과정에 매진했고 강의, 학자적 연구, 국내 성직자 단체에서 활동했다”고 했다.

이어 “1969년생인 그는 17세 때 신성한 방어전쟁(이란·이라크전)에 참전했으며 전쟁이 끝난 뒤 시아파 학문의 가장 중요한 구심점인 곰의 종교 학교에서 공부를 계속했다”며 “이슬람 법학과 이론 연구의 심화 과정을 17년간 수학했다”고 했다. 프레스TV는 “수년간 곰 신학교에서 그의 강의를 듣기 위해 수천명이 모였다”며 “종교 전문가들은 그가 이슬람의 방대한 법과 신학 체계를 하나로 꿰뚫는 논리적인 지식 체계의 소유자로 언급한다”고 했다.

모즈타바는 현 4단계인 이슬람 성직자 계급 중 3단계인 중급 법학자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이란 혁명수비대를 비롯, 매체들은 모즈타바를 전임자들과 동일한 아야톨라(신의 증거)라고 호칭했다. 모즈타바의 종교적 이력과 학문적 깊이를 강조함으로써, 지식과 영성, 신앙을 겸비해야 하는 이슬람 신정 체제 최고지도자의 자격을 충분히 갖췄음을 선전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이란 메흐르통신은 “모즈타바는 일생 동안 고위 종교인, 학자, 정치인들과 교류했을 뿐 아니라 하산 나스랄라, 가셈 솔레이마니 등 ‘저항의 축’의 위대한 지도자들과도 관계를 유지했다”고 했다. 나스랄라는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지도자로 2024년 9월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사망했다. 솔레이마니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의 사령관이자 군부 실세였으나 2020년 1월 바그다드에서 미군의 드론 공습에 암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