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7일 걸프 국가들에 사과하고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지 몇 시간 지나지도 않아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중동 국가들이 잇달아 이란의 미사일 ·드론 공격을 받았다. 이를 두고 애초에 미사일 발사 등 핵심 작전을 수행하는 혁명수비대 지휘권이 없는 대통령과 군부 등 강경파가 ‘권력 암투’를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 언론은 “24시간 내 최고지도자를 선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메네이 후계자를 서둘러 확정해 지휘 혼선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서 “임시 지도자위원회가 이웃 국가들이 이란을 공격하지 않는 한 이들 국가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안을 승인했다”며 “이란에 공격받은 이웃 국가들에 개인적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 발언 이후에도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는 7일 오후(현지시간) 이란의 공습으로 주택 등 건물에 불이 나고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 또 두바이 알바르샤 지역에서는 요격된 물체의 잔해가 차량에 떨어지면서 아시아계 운전자가 사망했다고 로이터가 두바이 당국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이란 내 강경파는 대통령 발언 이후 “우리는 사과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란의 권력 체제에서 대통령은 형식적인 직위로, 하메네이가 수행하던 최고지도자에게 혁명수비대 지휘권 등 실권이 집중돼 있는 구조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지도부 내부의 분열이 드러난 것”이라며 “페제시키안이 사과와 공습 중단 약속을 할 권한이 있는지 불분명하다”이 했다. 실제 페제시키안은 “군부가 독자적으로 행동했다”며 지휘 혼선을 일부 시인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의 새로운 최고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한 전문가 회의가 앞으로 24시간 이내에 열린다고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이 보도했다. 최고지도자 선출을 위한 88인 회의 일원인 호세인 모자파리는 이 매체에 “신의 인도 아래 하메네이의 후계자 선출이 향후 24시간 이내에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며 “곧 회의를 소집해 이 안건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