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일원인 마싱루이(馬興瑞) 정치국 위원이 4일 열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개막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실각설이 불거졌다. 정협 개막식은 매년 양회(兩會)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로, 정치국 위원(상무위원 7인 포함 23명)들이 통상 자리 배치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무대다.
이날 오후 3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협 개막식에서는 관례에 따라 중공 정치국 상무위원이자 정협 주석인 왕후닝, 정치국 위원이자 정협 부주석인 스타이펑, 그리고 정협 부주석들이 주석단 첫째 줄에 앉았다. 정협 직책을 맡지 않은 정치국 위원들은 둘째 줄에 착석했지만, 마싱루이는 불참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포함한 정치국 위원은 원래 24명이었지만, 지난해 10월 중국군 서열 3위 허웨이둥(何衛東) 중앙군사위 부주석 실각으로 정원이 한 명 줄었다. 지난 1월에는 군 서열 2위 장유샤(張又俠) 중앙군사위 부주석 겸 정치국 위원이 낙마했다. 마싱루이까지 실각할 경우, 단기간에 지도부 3명이 연쇄적으로 축출되는 이례적 상황이 벌어진다.
마싱루이는 지난해 7월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당서기에서 예고 없이 해임된 뒤 새 보직 발령이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정치국 위원 자격으로 같은 해 9월 국경절 행사와 10월 제20기 4중전회에는 정상 참석했지만, 이후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마싱루이는 하얼빈공대 출신으로 중국의 대표적 ‘항공우주 테크노크라트’로 꼽혀왔다. 위성·유인우주·달 탐사 프로젝트를 지휘한 핵심 인물로, 공업정보화부 부부장(차관)을 거쳐 광둥성 성장, 선전시 당서기 등 주요 지방 요직을 지냈다. 2021년 신장 당서기 겸 정치국 위원에 발탁됐다.
중화권 매체들은 마싱루이가 우주·방산 분야 비리에 연루돼 사정당국 조사를 받고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2년 사이 진좡룽 전 공업정보화부 부장, 쉬다저 전 후난성 당서기, 장훙원 전 허페이시 당서기 등 항공우주·군수 분야 고위 관료가 잇따라 해임되거나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싱루이의 직속 부하였던 신장 자치구 상무부주석 천웨이쥔도 ‘중대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한편 왕후닝 정협 주석은 4일 개막 보고에서 정협 위원 2169명 가운데 지난 1년 간 24명의 자격이 취소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