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주둔한 자국군 부대를 찾아 전차부대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3일 BFM TV에 출연, 현 이란 전쟁과 관련, “우리가 개입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그는 동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비례적인 방식으로 동맹국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번 전쟁은 우리가 방위 협정이나 군사 기지 등으로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역내 여러 국가를 분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동맹국 방어 강화와 장비 제공을 위해 외교적 채널을 통해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바로 장관은 프랑스 라팔 전투기가 중동 내 프랑스 군기지 상공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동원됐다고도 밝혔다. 현재 프랑스 핵추진항공모함 샤를드골과 해군 함정이 지중해와 홍해 등 중동 인근 해역으로 전개되는 상황인데, 공군력을 추가 동원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전쟁의 불씨는 중동을 넘어 유럽으로 번지는 상황이다. 이란을 도와 전선에 합류한 헤즈볼라의 공격 범위가 지중해에 있는 유럽의 방어선 키프로스까지 미쳤다. 키프로스에 있는 영국 공군 아크로티리 기지가 레바논발 드론 공격을 받자, 유럽연합(EU) 순회 의장국인 키프로스는 긴급 각료회의를 연기했고 그리스는 방어를 위해 호위함과 전투기를 급파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영국, 프랑스, 독일 정상은 연합 방어선을 구축하겠다고 천명했다. 특히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 등을 ‘구체적이고 제한적인 방어 목적’에 한해 미군이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프랑스군 주둔 아랍에미리트(UAE) 기지도 이란 드론의 공격을 받았다. 프랑스는 1995년 UAE와 맺은 방위 협정의 일환으로 현지에 군사 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당일 프랑스와 영국, 독일 정상은 공동 성명을 내 “해당 지역에서 우리와 동맹국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며 “이란의 미사일·드론 발사 능력을 원천적으로 파괴하기 위해 필요하고 비례적인 방어적 행동을 포함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다만 유럽에서도 프랑스 등 국가의 전쟁 개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퇴역 장군인 크리스토프 고마르도 프랑스군 개입 여파에 대해 전날 라디오 프랑스 앵포에서 “결과를 알 수 없는 전쟁으로 프랑스를 몰아넣을 수 있다”고 했다.

유럽에선 대규모 난민 사태도 우려하고 있다. 유럽은 2015년 시리아 내전 격화로 촉발된 대규모 난민 유입으로 몸살을 앓았다. 시리아 내전이 격화된 2015년 이래 유럽 국가들이 수용한 시리아 난민은 약 170만명이다. 독일 등 일부 국가는 당초 시리아 난민을 환대했으나 난민 수용에 따른 재정 부담, 사회 통합 문제 등으로 점차 반난민 정서가 고조되며 유럽 각국에서 극우 정당들의 세력 확장으로 이어졌다.

이란의 경우 인구가 9000만명에 달해 내전 초기 시리아 인구 3000만명의 3배다. 이란에 거주하는 아프가니스탄 난민도 수백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런 까닭에 일각에서는 이란의 불안정이 심화하면 2015년 난민 사태를 뛰어넘는 수백만 명의 난민이 유럽으로 몰릴 것으로 관측한다.

다만 아직까지 대규모 난민 징후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란과 국경을 맞댄 튀르키예는 최근 국경을 차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