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군사작전에 돌입하면서, 정작 그가 몇 달 전 내세웠던 논리와 정면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트럼프는 지난해 6월 이란의 핵시설을 정밀 타격했던 이른바 ‘미드나잇 해머(Midnight Hammer)’ 작전 직후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완전히 파괴됐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트럼프 스스로 “이란 핵 위협은 제거됐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다시 미국에 대한 이란의 중대한 위협을 근거로 이번 군사행동에 나선 것은 논리적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결정은 트럼프가 수년간 반복해 온 ‘반(反)정권 교체’ 메시지와 정면 배치된다고 CNN은 28일 보도했다. 트럼프는 2016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추진한 실패한 국가 재건과 정권 교체 정책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권을 무너뜨리면 “테러리스트가 채우는 권력 공백이 생긴다”고도 했다.

2019년에는 “끝없는 전쟁, 정권 교체, 국가 재건 정책은 미국 국익 중심 전략으로 대체되고 있다”며 “미군은 세계의 경찰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2024년 대선 과정에서는 자신을 “평화 후보”로 규정하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를 ‘전쟁을 부를 선택’이라고 공격했다. JD 밴스 부통령 역시 2023년 기고문에서 “트럼프의 최고의 외교정책은 전쟁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라고 쓴 바 있다.

트럼프는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향해서도 “협상 능력이 없어서 이란을 공격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2011년에는 “우리 대통령은 협상 능력이 없어 이란과 전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썼고, 2012년에는 지지율 하락을 이유로 오바마가 이란을 공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바마는 결국 이란 핵 합의(JCPOA)를 체결했고, 이란을 군사적으로 공격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과거 오바마를 향해 “지지율 때문에 전쟁을 할 것”이라고 비판했었다. 하지만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트럼프는 지난해 이란 핵시설을 반복 타격한 데 이어, 이번에는 사실상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하는 군사행동에 착수했다.

결과적으로 과거 “정권 교체의 악순환을 끊겠다”고 약속했던 트럼프가, 이제는 중동에서 가장 민감한 국가를 상대로 정권 교체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