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간 연구 단체가 중국이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여론 조작으로 한·미 동맹을 약화시키려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외교 안보 싱크탱크 스팀슨센터는 2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한국 내 여론을 조작하고 선거에 개입하며, 한·미 동맹을 약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중국의 궁극적 목표는 한·미 동맹의 균열”이라며 “중국은 한국을 미국의 동맹 네트워크 중 가장 ‘약한 고리’로 인식하고 있고, 이를 끊어내기 위해 허위 정보를 유포하거나 공적인 반감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AI와 대규모 언어 모델(LLM)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중국이 저비용 고효율로 여론 조작에 나설 수 있게 됐다고 짚었다. 과거 중국 군사 전략가들은 타국과의 문화 소통 능력과 외국어 숙련도 부족을 영향력 공작의 고질적 약점으로 꼽아왔는데, 방대한 양의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하여 인간처럼 언어를 이해·번역·생성할 수 있는 LLM 기술로 공작을 ‘자동화’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영향력 공작이 쉬워지면서 중국은 대만이나 미국 같은 1차 타깃을 넘어 이제는 한국·일본·필리핀 등 2차 타깃으로 공세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그동안 한국을 상대로 다층적인 영향력 공작에 나서왔다. 2016년 사드(THAAD) 배치 당시 경제적 보복·외교적 압박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격과 여론전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한국 정부를 압박한 것이 대표적이다. 보고서는 “중국 공산당 산하 통일전선 단체들이 2014년 반일 위안부 시위, 2016년 한·일 정보보호협정 반대 시위 등 한국 내 민감한 사회 이슈에도 개입해왔다”고 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선 한국과 미국이 허위정보 대응 양해각서(MOU)를 기반으로 정보 공유를 강화하고, 필리핀 일본 등 동맹국과 함께 AI 기술에 공동 투자하고 대응경험을 나눠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 정부도 미국처럼 정례적인 ‘외국 영향력 공작 실태 보고서’ 등을 발간해 중국의 위협을 대중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