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각) 국정연설에서 미 연방대법원의 관세 관련 판결에도 불구하고 관세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대법원 판결은 매우 유감스럽지만, 거의 모든 국가와 기업들이 이미 체결한 협정을 유지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가 미국 경제 회복의 핵심 요인이라고 주장하며 “관세를 통해 수천억 달러를 확보했고, 수십 년간 미국을 이용해 온 국가들이 이제는 미국에 막대한 돈을 지불하고 있다”면서 “관세 압박이 여러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법원 판결로 무효가 된 관세를 대체할 “검증된 대안”으로서의 관세 수단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나라들이 내는 관세가 과거처럼 지금의 소득세 제도를 상당히 대체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세를 무역 정책을 넘어 재정 수입의 한 축으로 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미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세계 각국에 부과한 관세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 무역법 301조, 무역확장법 232조 등 다른 법적 근거를 활용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관세를 기존 수준으로 유지하려 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국정연설 중 최장시간인 108분 동안 연설하면서, 관세를 비롯한 자신의 경제 성과를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그는 이날 “베네수엘라로부터 8000만배럴 이상의 원유를 확보했다”며 “미국의 석유 생산량이 하루 60만배럴 이상 증가했다”고도 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급증하는 전력 수요와 관련해 “전기요금 납부자 보호 서약(rate payer protection pledges)”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주요 기술 기업들에 자신들의 전력 수요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의무가 있다고 통보하고 있다”며 “그들이 공장 부지 내에 자체 발전소를 건설하면 누구의 요금도 오르지 않을 것이고, 많은 경우 지역사회 전기 요금이 하락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전력망은 노후화돼 필요한 전력량을 감당할 수 없어 나는 그들에게 자체 발전소를 건설하라고 했으며 그들이 사용할 전력은 스스로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AI 인프라 확충이 전력망에 많은 부담을 주고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이 같은 조치에 나선 것이다.
글로벌 정세와 관련해서는 “가능하면 평화를 추구하겠지만 위협에 맞서기를 주저하지 않겠다”고 했다. 특히 미군의 군사 작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이란과 관련해 “우리는 그들과 협상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아직 ‘핵무기를 절대 보유하지 않겠다’는 비밀 단어를 듣지 못했다. 이란은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이란 핵 문제에 대해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저는 결코 지금까지 세계 최대 테러 지원국이 핵무기를 갖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 시위를 언급하며 “지난 몇달간 그들은 최소 3만2000명의 시위대를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