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에 반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꺼내든 15%의 글로벌 관세가 한국 시각 기준으로 24일 오후 2시1분(미 동부시각 24일 오전 0시 1분)을 기해 발효된다.
앞서 연방대법원은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각국에 부과한 관세 조치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장 상호관세를 대체하기 위해 각국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이튿날엔 관세율을 법적으로 허용된 최대치인 1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를 대체할 수단을 계속해서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글로벌 관세 유효기간인 150일 내에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진행해 국가별, 품목별 ‘핀셋’ 조치에 나서겠다고 시사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특정 품목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고, 무역법 301조는 미국에 불공정하고 차별적 무역관행을 취하는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상호관세 압박에 서둘러 무역합의를 타결했던 국가들은 향후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무역 합의의 근거가 된 상호관세가 위법 판결을 받았지만, 또 다른 관세 부과가 임박하면서 자국의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우선, 유럽연합(EU)은 지난해 7월 미국과 체결한 무역 합의 비준을 보류했다. 유럽의회 무역위원회의 베른트 랑에 위원장은 “현재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다”며 “미국과의 무역 관계에서 명확성, 안정성, 법적 확실성이 재확립될 때까지 입법 작업을 보류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영국은 기존에 체결했던 양국 간 무역합의가 신규 글로벌 관세에도 유효한지 미국의 답변을 요구하고 있고, 이달 초 미국과 상품 관세율을 50%에서 18%로 인하하는 내용의 무역협정을 체결했던 인도는 이번 주 열릴 예정이던 미국과의 무역 회담 일정을 기약 없이 연기했다.
일본은 1차 대미 투자 약속을 그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중국은 미 연방대법원 판결과 영향에 대한 “전면적인 평가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 정부도 미국과 우호적인 협의를 지속해나가겠다면서, 기존 합의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지난해 한미 관세·무역 합의에 따른 대미 투자를 위한 구체적인 프로젝트 선정 작업도 변함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 대상에 한국이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통상 이슈를 신중하게 관리하려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에 기존 합의를 이행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그는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을 기회로 삼는 국가에는 더 높은 관세로 보복하겠다고 경고하며 기존 무역 합의를 통한 대미 투자 약속 등을 지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