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제한적 공격에도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올해 말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를 축출하기 위한 더 큰 공격을 고려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6일 이란과의 3차 핵 협상을 앞두고 지난 수요일 열린 백악관 참모 회의에서 이 같은 군사 작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차원에서 수일 내에 이란 군 시설을 공습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고 한다. 표적에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본부부터 핵 프로그램, 탄도 미사일 발사·저장소 등이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조처로도 이란이 핵 포기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올해 말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축출할 군사 공격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당시 자리에는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댄 케인 합동참모본부 의장,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전략에 대해 케인 합참의장과 랫클리프 국장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케인 합참의장의 경우 올해 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을 세울 때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바 있지만, 이번 이란 작전의 경우 성공을 확신하지 못했다고 NYT는 전했다.

앞서 미국은 이란이 지하에 건설한 핵 시설과 탄도 미사일 관련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특수부대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특수부대가 지상에 오래 머물러야 하는 위험이 있어 계획을 보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논평을 거절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언론은 대통령의 생각을 마음껏 추측할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만이 자신이 무엇을 할지 또는 하지 않을지 알고 있다”고 했다.

앞서 미국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도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와 잠재적 후계자로 여겨지는 아들 모즈타파를 제거하는 옵션도 검토 중”이라고 20일 보도했다.

외교적 출구를 마련하기 위한 절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란이 의료 연구 목적에 한해 극히 제한적인 우라늄 농축만 허용받고, 무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시설은 폐쇄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농축 제로’를 협상 전제로 내세우고 있으며 이란 역시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자국의 농축 권리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타협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미국과 이란은 오는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앞서 미국은 이란에 우라늄 농축 활동 중단과 함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제한을 요구했지만, 이란은 핵무기 개발 의혹을 부인하며 제한적인 양보만을 제시해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미국은 최근 수주간 항공모함 2척, 전투기 120대 이상을 중동에 집결시키면서 군사적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란은 미국 측에 제시할 합의안 초안을 마련하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미 CBS 방송을 통해 “양측의 우려와 이익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요소들로 구성된 합의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제네바에서 다시 만날 때 이들 요소들을 논의하고 좋은 합의안을 마련해 신속하게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감행할 것으로 예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판단할 수 없다”며 “이란의 평화적 핵 프로그램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자 한다면 유일한 길은 외교”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