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앤드루 전 왕자의 최측근이었던 데이비드 스턴이 제프리 엡스타인을 통해 북한 부동산을 매매 하려 했던 정황이 공개됐다. 사진은 경찰에서 풀려난 앤드루./로이터 연합뉴스

아동 성 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과 관련된 의혹에 연루돼 왕자 칭호가 박탈되고 경찰에 체포됐던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동생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의 최측근이 북한 부동산 매매를 추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엡스타인 의혹에서 북한 관련 내용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1일 앤드루 전 왕자의 오른팔이 북한 출장을 주선해 달라고 엡스타인에게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는 미 법무부가 지난달 30일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에 따라 공개한 350만쪽 분량 문건에 포함된 내용이라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앤드루의 최측근이었던 데이비드 스턴은 2018년 6월 12일 엡스타인에게 “북한에 가서 넘버 원(No. 1)을 보고 싶다”면서 “미국 채널을 통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고 이메일을 보냈다. 텔레그래프는 “넘버원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지칭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했다. 이틀 뒤 스턴은 엡스타인에게 재차 이메일을 보내 “내가 북한에 갈 수 있도록 배넌에게 물어봐줄 수 있느냐”면서 “나는 돈이 있고 최고의 부동산을 사고 싶다”고 했다. 여기서 배넌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책사로 알려진 스티브 배넌을 의미하며, 그는 오랜 기간 엡스타인과 깊은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앤드루 전 왕자는 최근 공개된 '엡스타인 파일'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한 사진이 공개되며 추락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엡스타인은 스턴의 이메일에 “북한 제재에 대해 확실하지가 않다”고 했다. 북한은 불법적인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제재를 받고 있다.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과 신규 합작 사업과 투자 등은 금지된다. 한 메시지에서 스턴은 엡스타인에게 “‘찐 개 다리’를 판다는 중국 베이징의 북한 식당에 갔다”고 하기도 했다. 다만 이후 스턴의 요청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텔레그래프는 “스턴은 엡스타인과 앤드루 사이의 중개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역할을 이용해 글로벌 사업 기회를 모색했다”면서 “‘은둔 왕국’으로 알려진 북한에서 돈을 벌려 했던 시도는 아시아에서 그의 가장 야심차고 논란이 많은 사업 거래였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