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독서, 글쓰기, 외국어 공부 등의 지적 활동이 치매 위험을 40% 가까이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1일 미국신경학회(AAN)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 러시대학교 의료센터 연구진은 지적 자극 활동 참여가 가장 흔한 치매 형태인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낮추고 인지 저하 속도를 늦추는 것과 관련이 있음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연구 시작 당시 치매가 없었던 평균 연령 80세의 참가자 1939명을 추적 조사했다. 참가자들은 평균 8년간 추적 관찰을 받았으며, 생애 주기에 따른 3단계의 인지 활동 및 학습 자원에 대한 설문 조사를 완료했다.

연구 과정에서 551명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렸고, 719명이 경도 인지 장애(MCI) 진단을 받았다. 연구진은 연구 기간 중 사망해 부검을 받은 참가자들도 분석했다.

연구팀은 생애 주기별로 18세 이전 ‘초기 강화 단계’ 학습 자원으로 독서 빈도, 가정 내 신문 및 지도 접근성, 5년 이상의 외국어 학습 여부 등을 조사했다. 40세 ‘중년기 강화 단계’에는 소득 수준과 가정 자원에 더해 박물관이나 도서관 방문 빈도 등이 포함됐다. 평균 80세에 시작하는 ‘노년기 강화 단계’에는 독서·글쓰기·게임 등의 참여 빈도와 총소득이 각각 포함됐다.

이를 토대로 연구진은 인지 강화 수준이 가장 높은 상위 10% 그룹과 가장 낮은 하위 10% 그룹을 비교했다.

그 결과 인지 강화 수준 상위 그룹에서는 21%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반면, 하위 그룹에서는 발병 비율이 34%로 더 높았다.

연령, 성별, 교육 등의 요인을 조정한 뒤에도 평생에 걸쳐 인지 강화 점수가 높을수록 알츠하이머병 위험은 38%, 경도 인지 장애 위험은 36% 낮아졌다. 인지 강화 수준이 가장 높은 사람들은 평균 94세에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는데, 가장 낮은 사람들은 평균 88세에 걸려 5년 이상의 지연 효과가 나타났다. 경도 인지 장애의 경우 최고 수준 그룹은 평균 85세, 최저 수준 그룹은 평균 78세에 발생해 7년의 차이를 보였다.

다만 한계도 있다. 참가자들이 젊은 시절과 중년기의 경험을 노년기에 회상해 보고했기 때문에, 모든 내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을 수 있다. 또 이번 연구는 평생 학습이 치매 위험을 줄인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이 아니라, 단지 연관성을 보여줬을 뿐이라고 미국신경학회는 짚었다.

연구 저자인 안드레아 잠밋 교수는 “이번 연구는 평생에 걸쳐 다양한 정신적 자극 활동에 꾸준히 참여하는 것이 인지 능력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서관, 평생 학습에 대한 열정을 이끄는 조기 교육 프로그램 같은 풍요로운 환경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는 공공 투자가 치매 발생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신경학회 학술지 ‘뉴롤로지(Neurology)’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