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제프리 엡스타인(왼쪽)과 길레인 맥스웰(오른쪽)의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성 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의 옛 연인이자 공범인 길레인 맥스웰이 미국 연방 의회 증언을 거부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구했다.

텍사스주 교도소에 수감 중인 맥스웰은 9일(현지 시각) 이날 오전 열린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 화상 증언을 거부했다고 그의 변호인 데이비드 마커스 변호사가 X(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맥스웰은 엡스타인을 도와 미성년자 성매매 등 범죄를 도운 혐의로 20년형을 선고받았다.

마커스 변호사는 “맥스웰이 감독위와 제임스 코머 위원장 앞에서 증언을 거부할 헌법상 권리를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마커스 변호사는 “맥스웰이 미국 수정헌법 5조에 따라 오늘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 조항은 형사상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이어 맥스웰의 유죄 판결과 관련해 “예를 들어 배심원들은 배심원이 되기 위해 선정 과정에서 거짓말을 했고, 정부는 면책을 약속했다가 그 약속을 깨뜨렸다. 새로 공개된 문서들은 이제 이러한 사실들을 결정적으로 입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커스 변호사는 “감독위와 미국 국민이 여과되지 않은 진실을 듣길 원한다면 간단한 길이 있다”며 “맥스웰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관용(clemency·사면 혹은 감형)을 받는다면 완전하고 정직하게 진술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맥스웰은 지난해 7월에도 이 같은 요구를 한 바 있다.

마커스 변호사는 특히 “오직 맥스웰만이 완전한 진실을 밝힐 수 있다”며 “일부는 좋아하지 않을 수 있지만 진실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예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과 클린턴 전 대통령 모두 어떤 잘못도 하지 않았다. 맥스웰만 이에 대해 설명할 수 있으며 대중은 그 설명을 들을 자격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맥스웰이 증언을 거부함으로써 사면을 얻어내려 한다는 반발이 나왔다. 미국 CNN,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인 코머 감독위원장은 맥스웰의 증언 거부 및 사면 요구가 사실이라고 확인하며 “매우 실망스럽다. 의원들은 그녀와 엡스타인의 범죄에 대해, 그리고 잠재적 공모에 관해 묻고 싶은 게 많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반발도 이어졌다. 멜라니 스탠스버리(뉴멕시코) 의원은 “그녀가 사면받기 위해 캠페인을 벌인다는 점이 명확하다”고 했다. 수하스 수브라마니암(버지니아) 의원은 “맥스웰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면받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로봇 같고 부끄러워하지 않는다”고 했다. 로 칸나(캘리포니아) 의원은 “맥스웰은 범죄를 저지른 자들에 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으면서 사면받기 위해서만 답변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