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 시각) 항공모함 니미츠호 탑승한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고위급 외교에 군 지도자들을 투입하면서 기존의 외교 관행을 깨고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7일(현지 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만 무스카트에서 진행된 미국과 이란 협상장에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 수장 브래드 쿠퍼가 해군 정복 차림으로 등장했다.

지난 4~5일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진행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장에 댄 드리스콜 미국 육군장관이 참석했다.

AP통신은 이같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례적인 외교 행보에 대해 전통적인 공화당 행정부의 외교 관행을 깨고 있다고 보도했다.

먼저 쿠퍼 사령관이 협상장에 등장한 것과 관련해 이란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압박 차원의 전략적 조치라는 분석이 나왔다. 브루킹스연구소의 국방·외교 정책 분석가 마이클 오핸런은 “중부사령관을 포함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이란에)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고 압박하기 위한 신호”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쿠퍼 사령관이 중동 지역에 대한 지식과 군사 전문가로서 외교 협상에서 보좌하는 역할을 병행하는 측면도 있다고 보기도 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고문을 지낸 엘리엇 코언은 “쿠퍼 사령관은 (협상 대표단에 군사 관련) 지식을 제공함과 함께 (이란에는) 암묵적 무력 위협을 가한다”며 “이는 협상의 일부”라고 말했다.

드리스콜 장관과 관련해서는 그가 우크라이나 측과 윗코프 특사, 쿠슈너 등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 사이를 잇는 일종의 연락책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는 이라크 파병 기갑 장교 출신으로 지난해 11월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에 투입돼 우크라이나 측과 긴밀한 대화를 이어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외교 협상에 군 고위 인사들을 투입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을 두고 전문가들은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 관련 직책을 맡았던 엘리사 유어스는 쿠퍼 사령관 같은 현역 군 지휘관을 외교 전면에 배치한 것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숙련된 외교관과 외교적 수단을 경시하고, 외교 문제 해결을 위해 군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반면 코언은 냉전 시기 미국 장성들이 소련과 군비 통제 협상에 관여하기도 했다며 “미국 대통령들은 자신이 신뢰하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비전통적인 인물을 특사로 임명하는 오랜 전통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