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수도 누크에서 24일~25일(현지 시간) 대규모 정전이 발생, 시민 2만여명이 큰 불편을 겪었다. 그린란드 자치정부가 최근 미국과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닷새치 비상 식량과 조명 장비와 배터리, 난방 장비 등을 상비하라는 ‘위기 지침서’를 배포한 가운데 소셜미디어 일각에선 “트럼프의 침공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풍자도 나오고 있다.
24일 오후 10시 30분쯤 누크 전역의 전원이 동시에 차단됐다. 아파트 조명은 물론, 거리의 가로등까지 일제히 꺼져 시내는 삽시간에 암흑천지가 됐다. 그린란드엔 이날 최대 초속 20m에 이르는 강풍이 불었다. 기자가 머무는 숙소엔 굉음 같은 바람 소리가 들려왔고 창틀이 흔들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강풍이 불 때면 지진이라도 난 듯 집이 흔들리는 듯한 진동이 느껴졌다. 환풍구 덮개가 바람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떨어졌고 인터넷 등 통신과 전기로 가동되는 난방기도 작동을 멈췄다.
그린란드에 전기를 공급하는 회사인 누키시오르핏은 소셜미디어 공지에서 “주요 수력 발전소에 불어닥친 강풍으로 송전선로가 고장났다”며 “비상 발전기를 가동 중”이라고 했다. 그린란드 경찰도 긴급 공지를 내고 “만일 휴대전화 연결이 어려워 곤경에 처한 시민이 있다면 경찰서를 방문해달라”고 했다. 정전 발생 5시간 뒤인 25일 오전 3시 30분 약 75% 가구에 전기와 인터넷 복구가 완료됐다고 그린란드 당국은 밝혔다.
일부 가구에선 오로라가 관측됐다. 일부 소셜미디어에선 이번 정전 사태가 미국의 잠재적 침공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지적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