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제 무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비판해 온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꼬리를 내리고 있다. 불과 반년 전만 해도 유엔 등에서 호기롭게 트럼프를 비판했던 그는 이제 미국과 화해에 나서는 등 전향적인 자세를 보인다. 인접국인 베네수엘라에서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생포된 충격 효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페트로는 8일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와 첫 통화를 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면서 “트럼프가 내 의견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문제를 두고 전쟁을 벌이는 것보다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면서 “(내가 말했을 때) 트럼프는 친절하게 답변했다”고 적었다. 페트로는 “트럼프는 두 가지 주제, 즉 마약 밀매와 베네수엘라에 대해 내 견해를 밝힐 수 있도록 허용했다”면서 “이제 외교 대화 재개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미국과 콜롬비아는 오랫동안 미주 대륙의 핵심 우방이었다. 좌파 성향인 페트로가 2022년 8월 집권하기 전까지 콜롬비아는 중남미 내 미국의 최대 우방국으로 우파 정권이 줄곧 통치해온 핑크 타이드(중남미 좌파 연쇄 집권) 무풍지대였다. 그러나 페트로 집권 뒤부터 외교 노선에서 변화가 생겼고 급기야 작년 1월 트럼프 2기 출범 뒤부터는 급속히 냉각됐다. 특히 양국이 서로 자국 주재 상대방 대사를 소환하는 등 갈등을 빚었고, 작년 8월 유엔총회에서는 페트로가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를 향해 “트럼프의 명령에 불복하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상황은 미국이 마두로를 체포하면서 발생했다. 트럼프는 페트로에 대한 질문에 “그는 코카인을 만들어 그것을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면서 “그는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에서는 미국이 다음 작전 수행 대상으로 콜롬비아를 꼽기도 했다.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페트로가 7일 트럼프에게 먼저 전화를 했고, 이후 트럼프는 “가까운 시일 내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대통령과 여러 차례 충돌해 온 강경한 좌파 정치인 페트로는 다급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