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 등에서 마약 카르텔을 겨냥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상 공격도 곧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현재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이란을 향해서도 시민들의 시위를 무력으로 제압할 경우 “강력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폭스뉴스 ‘해니티’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해상으로 미국에 유입되는 마약의 97%를 때려잡았다”며 “우리는 이제 카르텔과 관련해 지상 공격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 카르텔과 관련한 국가로는 멕시코를 콕 집어 언급했다. 그는 “카르텔이 멕시코를 운영(run)하고 있다”며 “그 나라(멕시코)에서 벌어지는 일을 지켜보는 건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카르텔은 미국에서 매년 25만 명, 3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카리브해에서 마약을 운반 중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선박들에 잇따라 공습을 가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이러한 공습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향후 지상 목표물까지 타격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는 이란을 향해서도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과거에 그들(이란 정부)은 사람들을 인정사정없이 쏴댔다”며 “아무런 무기도 갖지 않은 사람들에게 머신건을 난사하거나, 감옥으로 끌고 가 교수형에 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번에도 그런 짓을 한다면 우리는 그들을 매우 강력하게 타격(hit hard)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럴 능력이 있고, 이미 그럴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현재 이란 정부는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하고 있다.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가 시위대를 ‘폭도’로 지목하고 강경 진압으로 대응하면서 사망자 수는 최소 45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란 정부가 전국에서 인터넷을 차단하고, 2000명 이상을 체포한 것으로 보인다는 인권 단체 등의 분석이 나왔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28일 리알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자 테헤란 시장의 상인들이 가게 문을 닫고 거리로 뛰쳐나가면서 시작됐다. 상인들은 1979년 이슬람 혁명 당시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이들이다. 이번 시위는 2022년 히잡 미착용 혐의로 체포됐다가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당시 22세) 사건으로 촉발된 대규모 시위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이란에선 민생고가 원인이 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곤 하는데, 이란 당국은 시위가 격화되거나 장기화하면 ‘폭도’라는 표현을 쓰며 강경 진압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폭도’의 배후로 이스라엘이나 미국 등 적대국을 지목하며 강경 진압을 정당화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에도 이란이 시위대를 강경 진압할 경우 강경 대응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늘 그랬듯 평화 시위대에 발포해 폭력적으로 살해할 경우 미국은 그들을 구출하러 나설 것”이라며 “우리는 완전히 준비된 상태이며 출동할 준비가 됐다”고 했다.
당시 이란은 이런 트럼프 발언을 두고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했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글이 올라온 지 약 1시간 뒤, X에 “트럼프가 내정에 간섭하면 지역 전체를 혼란에 빠뜨리고 미국의 이익을 파괴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관리들과 트럼프의 입장을 통해 이번 사건의 배경이 명확해졌다”며 “미국인들은 트럼프가 이 사태를 시작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