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 직전, 베팅 사이트에 거액을 ‘올인’해 41만달러(약 6억원) 상당의 수익을 거둔 이용자가 등장해 이목을 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마두로 체포 작전 정보가 사전에 샌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서 미국의 기습 공격이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2일 미국의 미래 예측 베팅 사이트인 폴리마켓에서 한 이용자가 ‘1월까지 마두로의 몰락’ 내기에 2만달러(약 3000만원) 이상을 걸었다.
이 이용자는 작년 12월 27일부터 ‘마두로의 몰락’에 조금씩 돈을 걸어왔는데, 약 3만4000달러(약 4000만원)의 전체 베팅액 가운데 절반 이상을 절묘한 타이밍에 넣은 것이다. 이 이용자 계정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지난달로, 첫 베팅에 96달러를 걸었다.
로이터는 “폴리마켓 같은 예측 베팅 사이트는 ‘예/아니오’ 형태의 옵션을 제공해 스포츠·엔터테인먼트·정치·경제 등 다양한 현실 사건에 대한 베팅을 가능하게 한다”며 “베팅 옵션과 관련된 미공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단 몇 시간 또는 며칠 사이에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다”고 했다.
결국 이 이용자는 마두로 체포 이후 자신이 건 돈의 10배 이상에 달하는 41만달러(약 6억원)를 수익으로 챙겼다.
이에 일각에서는 누군가 미국의 극비 군사 작전 정보를 이용해 단기간에 이익을 챙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잭팟’을 터뜨린 이 거래자가 판돈을 키울 때까지 마두로 대통령의 실각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점쳐졌기 때문이다. 당시 폴리마켓에서 ‘1월까지 마두로의 몰락’ 내기에 관한 베팅 계약은 건당 8센트에 불과했다. WSJ에 따르면, 이는 1월 안으로 마두로 대통령이 권력을 잃을 가능성을 8%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의문의 이용자가 2만달러의 판돈을 집중적으로 건 시간은 2일 밤 8시 38분부터 9시 58분 사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밤 10시 46분에 미군에 공격 명령을 내렸는데, 공교롭게도 그 직전에 집중적으로 판돈을 키운 것이다. 몇 시간 뒤 마두로를 체포하기 위한 미국의 작전 소식이 전해졌고, 해당 베팅 가격은 급등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기습 효과를 노려 극소수의 최고위 참모진 사이에서만 베네수엘라 공격 계획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이 거래가 내부자 정보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폴리마켓 이용자들에게 분석 도구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폴리사이츠 설립자인 트레 업쇼는 “이건 내부자 거래일 가능성이 더 크다”며 “관련 뉴스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그 가격에 투입하기에는 상당히 큰돈”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펜윅앤드웨스트의 파트너인 노아 솔로위칙은 “마두로에 베팅해 큰돈을 번 당사자가 정부 정보를 악용한 미국 공무원일 경우, 파생상품 계약과 관련한 내부자 거래를 금지하는 법에 따라 기소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수상한 거래’는 내부자 거래 규제 강화를 요구해 온 미국 의회의 감시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실제로 이번 거래 소식이 전해진 뒤 리치 토레스 하원의원(민주)은 미공개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연방정부 선출직 공직자, 정무 임명직, 일반 직원이 ‘미래 예측 시장’에 베팅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