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의 마두로 축출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년 동안 수차례 군사 행동을 감행했다. 트럼프는 해외 분쟁에 연루되기를 극도로 꺼리는 미국이익 우선의 고립주의자이지만, 지난 1년간 수 건의 과감한 군사작전을 결정했다. 공통적인 특징은 단 하루에 끝나거나, 지상군 투입은 결코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미군 역할에 대한 과부하가 걸려 있는 상황에서, 분명한 성과가 예상되는 목표에만 ‘가성비’ 높은 작전을 전개한다.
니콜라스 마두로 축출에는 2시간30분이 걸렸다. 현재 베네수엘라에는 한 명의 미군도 없다. 이후에 베네수엘라를 안정화하고 미국의 석유 이권을 확보하는 것은 이번에 증명된, 베네수엘라 수평선 너머의 막강한 미 해군력을 배경으로 마두로 정권의 현 실세들로부터 ‘협조’를 끌어낸다는 것이다
이는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에 영국의 아편전쟁, 미국의 일본 개항, 유럽 열강의 아프리카 압박에서 전형적으로 되풀이된 ‘함포(艦砲ㆍgunboat)’ 외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서 일종의 함포 외교로 회귀하면서, 백악관 집무실 연설이나 의회 승인, 베네수엘라에 대한 선거 실시 약속, 향후 구체적인 계획 발표와 같이 무력 개입에 흔히 덧씌우는 의례적인 외피(外皮)도 거부했다”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트럼프 1기 때에는 베네수엘라의 과도정부 수립과 대선 실시 등을 미국이 돕는다는 계획이 있었다.
이미 현 베네수엘라 정부는 친(親)마두로 민병대를 동원해 거리 곳곳에서 ‘마두로 축출’을 지지하는 시민들과 언론의 목소리를 탄압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베네수엘라 작전에 앞서, 12월19일부터 29일까지, 시리아의 이슬람테러집단 ISIS(이슬람국가) 근거지 70여 곳을 대규모 폭격했다. 시리아에서 매복으로 미군 2명과 통역이 살해된 것에 대한 보복 작전이었다.
작년 6월22일에는 이스라엘의 이란 본토의 핵시설을 수차례 공습하자, 미국도 B-2 폭격기로 지하 수십 m에 설치된 핵연료 저장시설과 농축시설을 폭격했다. 7대의 B-2가 이륙에서 귀환까지 37시간 걸린 1회성 작전이었다.
작년 12월 29일,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난 뒤에 “이란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재건하려고 한다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재개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모두 다 상대를 기습 공격한 뒤에, 원하는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 계속 위협하는 패턴을 띤다.
트럼프의 함포 외교가 늘 일방적인 승리였던 것은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예멘의 후티 반군세력이 홍해와 아덴만에서 국제 상선을 공격하자 이를 억제하려고 3월15일부터 52일간 2000여 개 이상의 폭탄과 미사일을 투하하며 1000곳 이상의 후티 군사시설을 공격(러프라이더ㆍRough Rider 작전)했다.
그러나 후티는 끝내 살아 남았고, 미국은 수백만~수천만 달러짜리 요격 미사일을 소진하며 기껏해야 수만 달러짜리인 후티의 미사일을 막아내는 전쟁을 치렀다. 두 달이 안 돼 10억 달러를 넘어선 전비(戰費)가 계속 눈덩이처럼 불어나리라는 전망 속에, 트럼프 행정부는 오만의 중재로 서둘러 휴전했다. 미국과 후티 모두 “승리”를 주장했고, 후티는 이후에도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은 계속 했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 작전 성공으로 한껏 고양된 듯하다. 그는 3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우리는 다시 할 수도 있다. 아무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기습 작전의 다음 상대를 고른다면, 이미 베네수엘라 석유공급이 끊겨 목숨이 경각에 달린 쿠바, 미국이 최대 소비국인 코카인의 최대 생산국이자 첫 좌파 대통령이 들어선 콜롬비아(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 그리고 나토우방국인 덴마크로부터 그린란드 빼앗기 정도가 될 것이다. 미국에 어떤 형태로든 실질적인 보복을 가할 수 있는 나라를 상대로 함포 외교를 하고 일방적인 요구 조건을 받아내기는 쉽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2기 군사작전은 또 1기 때 주로 테러집단 수괴나 인물 살해에 치중했던 것에서, 보다 발전했다. 1기때인 2019년 6월20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근처에서 미 해군의 고고도 정찰기인 RQ-4 글로벌호크를 격추했을 때 애초 이란 내 군시설에 대한 대량 보복을 계획했다.
그러나 F-15, F-18 전투기들이 이미 뜨고 미 함정에서 토마호크 크루즈미사일을 발사하기 10분 전에 트럼프는 공격을 중단시켰다. 그는 “민간인 사망자가 150명에 달할 것이라는 보고 때문”이었다고 했으나, 트럼프가 눈싸움에서 먼저 눈을 깜빡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트럼프는 대신에 다음해 1월3일 이라크의 바그다드 공항에서 막 도착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정예군 쿠드스(Quds)군 사령관인 카셈 솔레아미나를 드론으로 살해했다. 그때 트럼프는 이란의 미군 겨냥 테러에 대한 보복이라고 했고, 이란의 보복 공격에 별 피해가 없자 이후 대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