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023년 9월 1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 3일 군사 작전을 통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카라카스에서 체포해 압송하자 중국 외교부가 즉각 석방을 촉구하며 반발했다. 미국의 이번 작전은 중남미에서 베네수엘라를 교두보로 삼아 영향력을 확대해온 중국에 대한 견제 성격이 있다고 분석된다. 베네수엘라는 마두로 정권하에서 미국의 제재를 피해 생산된 원유 대부분을 중국으로 수출해왔고, 중국의 중남미 전략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온 국가다. 미군의 작전 전날인 2일 저녁에는 마두로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인 추샤오치(邱小琪)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담당 특별대표를 만나 양국 유대를 확인했다.

4일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미국의 마두로 대통령 부부 강제 구금 및 추방 조치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마두로 대통령 부부의 신변 안전을 보장하고, 즉시 석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행위는 명백히 국제법과 국제 관계의 기본 규범, 그리고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베네수엘라 정권 전복을 위한 모든 시도를 중단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에도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과 마두로 대통령 축출을 규탄하며 관련 행위를 중단하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주권 국가에 무력을 사용하고, 한 나라의 대통령을 공격한 것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며 “미국의 이러한 패권적 행위는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베네수엘라의 주권을 침해하며,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한다”고 역설했다.

미·중 관계가 대만을 둘러싼 중·일 갈등, 미국의 대(對)대만 대규모 무기 판매 승인으로 흔들리는 가운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의 이번 작전을 두고 중국 전문가들은 ‘먼로 독트린’의 부활을 선언했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루샹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현직 국가원수를 생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무모한 행위”라며 “새로운 먼로 독트린의 부활을 선언하고, 서반구에서 미국의 패권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중남미 문제 전문가인 장스쉐 푸단대 교수는 “베네수엘라는 꾸준히 미국의 패권에 반대하며 쿠바 등 좌파 국가에 석유를 지원해왔고, 미국은 오랫동안 반감을 품고 있었다”면서 “(미국의 이번 작전은) 석유 자원 등 경제 요구를 포함하는 행위”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마약과의 전쟁’을 구실로 베네수엘라의 석유 자원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기 위해 군사력을 동원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