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60년간 이끌어온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직에서 물러난 워런 버핏 회장./AP 연합뉴스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95)이 60년간 이끌어온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공식 퇴임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월 1일 자로 버핏이 후계자로 지목한 그레그 에이블(63) 부회장이 버크셔 CEO로 취임한다. 31일 CEO 직에서 물러난 버핏은 이제 회장으로만 남는다.

에이블 신임 CEO는 2000년 버크셔가 당시 미드아메리칸 에너지(현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를 인수할 때 회사에 합류했다. 그는 2018년부터 버크셔의 비(非)보험 사업을 총괄하는 부회장을 지냈다.

1월1일자로 버크셔 해서웨이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하는 그레그 에이블(63) 부회장./로이터 연합뉴스

버핏은 1965년 망해가던 직물 회사인 버크셔를 인수해 연 매출 약 4000억달러(약 579조원) 규모 지주사로 키워 ‘오마하(버크셔 소재지)의 현인’으로 불렸다.

버핏은 CEO 직에서 물러나지만 앞으로도 버크셔 본사에 매일 출근해 에이블 부회장의 경영을 도울 계획이다.

버핏이 CEO로 재직한 마지막 날인 이날 버크셔 A주 주가는 전장보다 0.1% 하락한 75만4800달러, B주는 0.2% 내린 502.65달러로 각각 마감했다.

이로써 버핏이 회사를 인수한 이후 1965년부터 버크셔 주식을 보유해온 투자자들은 60년간 약 610만%에 이르는 누적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배당금을 포함한 S&P500 지수 수익률 4만6000%를 훌쩍 뛰어넘는 성과다.

버크셔는 보험사 가이코, 철도 회사 벌링턴 노던 산타페(BNSF)부터 아이스크림 업체 데어리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에 투자하며 자회사 수십 곳을 거느린 지주사로 성장했다.

작년 9월 30일 기준 버크셔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817억달러(약 552조원), 주식 자산은 2832억달러(약 410조원)에 달한다.

주식 포트폴리오의 주요 종목은 애플,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코카콜라, 셰브런 등이다.

버핏은 기업의 내재 가치에 기반해 주식을 선택하고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가치 투자 전략으로 자산을 불려 나갔다. 자신이 잘 아는 것에만 투자해야 한다는 투자 철학으로도 유명하다.

버크셔 측은 포트폴리오 운용을 총괄하는 투자 책임자 역할을 누가 맡을지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현재 버핏의 자산은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 약 1500억달러(약 217조원)로, 세계 10위 부자다.

그는 소박한 생활로도 유명하다. 1958년에 3만1500달러에 구입한 오마하의 조용한 주택에 여전히 거주하며, 먹거리로 맥도날드 음식과 코카콜라 등을 즐긴다.

버핏은 막대한 재산의 상당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으며, 생전 유언을 통해 재산 대부분을 자선 단체에 기부하겠다는 기부 서약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