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중요군수공업기업소를 시찰하는 모습. 김 총비서 주변으로 초대형방사포가 늘어서 있다./노동신문 뉴스1

지난해 지중해에서 침몰한 러시아 화물선이 북한에 공급할 핵추진 잠수함용 원자로를 싣고 있었다는 스페인 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도와 파병한 대가로 러시아 핵 기술을 이전받고 있는 정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 르파리지앵,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밀리타니 등은 29일 스페인 매체 라베르다드를 인용, 러시아 화물선 ‘우르사 마요르’호가 원자로를 북한으로 운송하다가 침몰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 산하 기업 오보론로기스티카 소속의 이 배는 지난해 12월 23일 스페인 동남부 카르타헤나 앞바다에 가라앉았다. 러시아의 군수 물자를 수송하는 전략 기업인 오보론로기스티카는 미국의 제재 대상으로 분류돼 있다. 당시 러시아 측은 “테러 공격을 받아 기관실이 폭발했고 선원 16명 중 14명은 구조됐으나 2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지만 정확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당시 이 선박은 빈 컨테이너, 항만 크레인 두 대, 쇄빙선용 덮개를 싣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스페인 당국 조사 결과 이 덮개는 각각 무게가 65t인 VM-4SG 원자로의 외피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러시아 해군이 운용하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에 탑재돼 있는 모델이다. 다만 당시 폭발의 형태 등을 고려할 때 우르사 마요르호에 핵연료는 실려 있지 않았다고 한다.

이 선박은 당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출발해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던 도중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종 목적지는 북한 나선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선박에 실려 있던 크레인 등도 항만 시설이 부실한 나선에서 원자로 하역에 사용됐을 목적으로 추정된다. 이 배가 침몰하던 시기는 1만여 명의 북한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에 파병된 사실이 확인되던 시점이었다.

이 선박은 ‘수중 로켓’으로 불리는 ‘초공동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어뢰는 러시아와 중국, 일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만 보유하고 있는데, 라베르다드는 “서방 국가 잠수함이 원자로 반출을 막기 위해 침몰시켰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스페인 당국은 우르사 마요르 침몰 몇 주 뒤 러시아 간첩선으로 의심되는 선박이 잠수정을 투입해 원자로 잔해 등을 제거·은폐하는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러시아가 어떻게든 북한에 원자로 등을 제공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유럽 언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