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군 서열 1위 무함마드 알리 아흐마드 알하다드 참모총장이 튀르키예에서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동승한 군 대표단 4명도 전원 숨졌다. 리비아 정부는 이번 사고를 국가적 손실로 규정하고 공식 애도를 표했다.
24일 튀르키예 내무부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사고기는 전날 오후 8시 30분 앙카라 에센보아 공항을 이륙했다. 기종은 프랑스 다쏘사가 제작한 팰컨 50 비즈니스 제트기다. 사고기는 이륙 약 40분 뒤 앙카라 남쪽 하이마나 인근에서 교신이 끊겼다. 추락 직전 긴급 착륙 신호를 보냈지만, 곧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현지 방송은 밤하늘이 폭발로 순식간에 밝게 빛나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외신에 따르면 알하다드 총장은 튀르키예 야샤르 귈레르 국방장관과 회담한 뒤 귀국하는 길이었다. 그는 리비아 서부 군 조직을 이끄는 실권자다. 특히 유엔(UN)이 중재하는 리비아 군 통합 작업에서 핵심 역할을 맡아왔다. 리비아는 현재 서부 트리폴리 정부와 동부 군벌 세력으로 나뉘어 극심한 내분을 겪고 있다. 군 통합은 리비아 내전을 종식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리비아 당국은 기체 결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비행 시작 30분 만에 기술적 문제가 발생해 연락이 완전히 두절됐다는 설명이다. 압둘 하미드 드베이바 리비아 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비보를 전하며 이번 사고를 비극적 사고로 명명했다. 그는 알하다드 총장 사망이 “리비아에 거대한 손실”이라고 강조했다. 튀르키예 내무장관 알리 예를리카야는 “앙카라 인근에서 기체 잔해를 발견했다”고 확인했다. 사고 여파로 앙카라 공항은 한때 폐쇄됐으며 여러 항공편이 회항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리비아 정국 안정화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알하다드 총장이 분열된 리비아 군을 하나로 묶으려던 상징적 인물이기 때문이다. AP는 알하다드 총장이 리비아 기관들처럼 갈라진 군대를 통합하려는 유엔 중재 노력에서 결정적 역할을 수행해왔다고 평가했다.
튀르키예와 리비아 수사 당국은 공동으로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를 시작했다. 현재까지 테러나 외부 공격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리비아 내 정파 간 갈등이 여전한 만큼 사고 원인 규명 결과에 따라 정치적 파장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